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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궤적의 저주: 일본의 거대 롤플레잉 게임이 간신히 미국에 발매된 사연
    게임 컬럼, 정보 2015. 11. 3. 18:38




    코타쿠 원문 링크


    최근 한국의 한국어화 관련 여러가지 생각해볼 기회가 될것같아. 불법임을 무릅쓰고(...) 조심스레 코타쿠의 기사

    "The Curse of Kiseki: How One Of Japan's Biggest RPGs Barely Made It To America"를 전문 번역하여 개제합니다.

    굉장히 흥미롭고 번역 작업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잘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


    번역이 조악합니다. :p 계속 수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숫자가 절 괴롭힙니다. :p





     올해 3월의 어느 날, 비디오 게임 작가 엔드류 다이스는 그가 소유한 회사의 보유액 전액을 기재한 수표를 작성했다. 그리고 오래곤의 포트랜드에 위치한 그의 사업 동료의 집 문틈에 그 수표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는 집으로 향했다. (그들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 그는 모든 창문을 닫았다. 그가 회상하기를, 침대에 누워 칼을 손에 쥐었다고 한다. 자신의 가슴에 꽂아 넣기 위해.

    그때,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그를 방해했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로빈 라잇 윌리엄스, 그의 사업 동료였다. 다이스는 몇 초간 생각한 후, 칼을 내려놓고 친구에게 들오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동안 대화를 나누었고 다이스는 자살을 포기했다.

    “지금은 꽤 괜찮아요.” 지난달 그의 일생 가장 어두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이스가 말했다. “여전히 조금 힘들어요. 14살 때부터 힘든 시기였으니까……. 하지만 2014년 3월은 정말 좆같았어요. 정말 좋지 않은 계획에 동료를 끌어들였으니까요. 제대로 포맷을 택하지도 못했고……. 그야말로 박살났죠.”

    다이스와 윌리엄스는 거의 3년을 “좋지 않은 계획”에 투자했다. “좋지 않은 계획”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세컨트 챕더](이후 편의를 위해 SC로 약칭)라고 불리는 롤플레잉 게임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었다. 게임이 미국에 발매되기 까지 약 5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일에 참여한 이들에게 그것은 지옥과 같았다. 3백만자 이상의 일본어 스크립트를 가진 게임이 미국에 도달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들을 생각하면 게임은 퍼블리싱을 맏은 [익시드(XSEED)]에게 “백경(모비 딕)”과도 같았을 것이다. SC의 영문판 발매를 “도전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서양을 “물웅덩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SC는 지난주 결국 미국에 PC와 (믿기지 않겠지만) PSP로 발매되었다. 기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2010년 5월, 미국의 게임 퍼블리싱 회사 [익시드]는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시리즈의 미국 발매를 사수하겠다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게임의 개발사, 도쿄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는 팔콤은 해외로 유저 베이스를 확대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들은 [익시드]를 선택했다. 지난 6년간 [발할라 나이츠]와 [용사 30]의 영문판을 발매한 경력을 갖춘 회사였기 때문이다. 보도 자료에서 [익시드]는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시리즈의 첫 작품을 2011년 발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시리즈를 구성하는 3개의 작품은 거대한 턴 베이스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소니의 PSP로 발매되어 상업과 비평 양측의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익시드]의 번역 담당자는 이것이 얼마나 거대한 작업인지 금방 이해했다. 백 오십만자에 달하는 스크립트 분량은 그들이 이전에 발매한 어떤 일본 게임보다도 거대한 규모였다. 그리고 작업은 롤플레잉 게임이라기보다는 비주얼 노벨 게임에 가까웠다. 게임에는 백 명 이상의 NPC가 존재했고, 각 캐릭터들은 그들의 대사에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전부 번역과 수정을 거쳐야만 했다. [익시드]의 번역 담당자 제시카 차베즈는 9개월 동안 번역 작업에 파묻혔다. 하루에 14시간, 일주일에 6일간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번역을 마쳤을 때 몸무게가 45kg으로 줄었어요. 몸무게가 전에 비해 10%나 줄었죠.” 이른 올해 받은 그녀의 이메일에 따르면 그녀는 머리도 45센티 잘랐다고 한다. “일하는 동안 받은 스트레스에 반항하기 위해서요.”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의 첫 작품(이하 편의를 위해 FC로 약칭)은 미국에 PSP로 2011년 3월 29일에 발매되었다.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좋았다. [그란디아]나 [수호전]같은 게임들을 기억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게임 속 가게 주인들이 이름과 성격을 가지고 있고, 별로 중요치 않은 NPC조차 결혼을 하고 이후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소소함이 큰 이야기에 얽혀있는 게임이었다. 롤플레잉 게임의 오랜 팬이라면 각별한 게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게임을 별로 팔리지 않았다. 제목이 별로였을까? 아니면 PSP의 인기가 미국에서 끝나고 있었기 때문일까? FC는 팔리지 않았다. “정말 크게 실망했습니다. 게임을 위해 팔콤과 우리가 쏟은 노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요,” [익시드]의 총 책임자 캔 베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심정을 토로했다. “그때 [팔콤]과 우리는 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첫 작품의 마지막이 이후를 궁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FC는 스스로 완결성을 가진 작품이었던 동시에, 다른 게임과 이어지는 일부이기도 했다. (세 번째 작품인 TC는 연결은 되지만 다른 둘과 독립되어 있다.) 팬들은 게임의 완결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식했고 – 이야기의 절정에서 끝났으며 중요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남아있었다 - [익시드]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후속편의 발매를 요구한 것이다. “우리가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릴 때마다 항상 처음 달리는 댓글이 이거였어요. ‘SC 언제나와요?’” 베리가 말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건 간에 항상 처음 묻는 게 그거였다고요. ‘SC 어디있어요?’”

    [익시드]의 누구도 일을 거기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PSP는 이미 저물었다. FC는 그들이 엄청난 힘과 시간을 들인 굉장히 큰 작업이었고, SC는 심지어 두 배 가량 큰 작업을 필요로 했다. 첫 번째 작품이 실패한 상황에서 어떻게 2배의 자원이 필요한 속편을 작업한단 말인가?


    2011년 봄, 해결책이 찾아왔다. 엔드류 다이스는 [카피 포거]라는 회사의 공동 창립자중 한명이었다. 그는 [익시드]의 번역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연락을 했다. 그와 그의 사업 동료는 니치한 액션 게임인 [리세티어(Recettear)]를 성공적으로 발매한 경험이 있었다.(번역자 왈: 한국에서는 “캐피탈리즘 호!”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PC로 발매하여 예상을 뒤엎는 십만 카피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성공에 힘입어 그들은 그들이 도울법한 일본 게임을 찾고 있었다. 거대한 게임, SC는 그들에게 완벽한 후보였다.

    약간의 협상을 통해 두 회사는 2011년 6월 결론을 이끌어냈다. [카피 포거]가 SC의 영문 번역을 담당하고 2년 안에 게임을 발매하는 것이었다. 약간의 문제는 있었다. 먼저 게임의 개발사인 [팔콤]에 [익시드]가 프로젝트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할 프로그래머를 몇 명 지원받아야 했다. 누가 스크립트 번역을 하는과는 별계로 팔콤이 게임의 코드를 열어주지 않으면 텍스트를 옮길 방법이 없었다. 최소한 PSP는 그랬다. 그러나 일본 개발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팔콤은 그해 초 미국에 나온 FC의 실패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속편에 착수할 준비가 아직 되어있지 않았던 거죠.” 베리의 말에 의하면 팔콤은 FC와 SC의 PC 버전 그린라이트 참여 또한 허락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게임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음에도 그러했다. PSP로는 판매가 어려울 것임을 모두 알았지만 PC에서는 시장성이 충분했다.

    그래서 [카피 포거]와 [익시드]는 정식 계약이 아닌 다소 느슨한 가계약을 채결했다. [카피 포거]는 라잇 윌리엄스와 다이스는 SC의 스크립트를 추출했다. 라잇 윌리엄스가 텍스트의 번역 작업을 하고 번역된 텍스트를 다이스가 편집했다. (번역은 일반적으로 두 번의 공정을 거친다. 우선 번역자가 일본어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다. 이후 편집 담당이 문장을 게임에 쓸 수 있도록 다듬는다.)

    “그때만 해도 [팔콤]이 가능성을 보고 금방 SC의 PC발매를 허락해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이스는 말했다. “게임이 수익을 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요. 일 년 안에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일 년이 흘렀다. 그리고 또 한해가 지나갔다.
    2013년 6월, 그들은 어떤 계약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카피 포거]가 2년 동안 번역에 착수하고 있었음에도 일은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다이스는 게임이 미국에 발매되지 못할 거라 의심했던 자신을 후회한다. “불확실함이 우리를 잡아먹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우리를 붙잡고 있었죠.” 그는 그때의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벌써 2년 동안 죽은 것처럼 멈춰 있잖아. 정말 발매가 되긴 되는 건지 확신할 수도 없고.”

    2달이 더 지나고, [익시드]가 발매한 PC버전 [이스 오리진]의 성공 덕분에 [팔콤]이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2013년 그들은 계약을 성사시켰다. 8월 [익시드]는 대중에게 2014년 SC가 드디어 PSP와 PC로 발매될 것이라 발표했다. 팬들은 흥분했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 가을, 다이스는 마침내 제시카 차베즈에게 번역한 스크립트를 보냈다. 그리고 차베즈는 [카피 포거]가 만든 문제들을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파일 포맷이 잘못되어 있었다. 다이스와 라잇 윌리엄스는 번역물을 CSV포멧(텍스트 기반)으로 작업했다. 그러나 실제 [익시드]와 [팔콤]에게 필요한 것은 스프레드시트(표 기반) 기반의 파일이었다. “3줄씩 3개의 항목에 들어가 있어야 해요. 그리고 모든 줄들은 하나의 셸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요. 그러니까 확실하게 라인을 잘라 줘야만 하죠.” “그래서 전부 하나씩 잘라서 붙이기를 해야 했어요. 잘라, 붙이기, 잘라, 붙이기, 잘라, 붙이기.”

    그 작업에 그녀는 2달을 소비했다. 매일 차베즈는 일어나서, 오픈 오피스를 켜고 작은 수정과 교정을 거치며 수천 개의 단어를 잘라 붙이는 작업을 해야 했다. 잘라, 붙이기, 잘라, 붙이기. “정말 성가신 작업이었죠.” 그녀는 회고한다.

    다이스는 말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네요. 진작 파일을 스프레드시트 형식으로 읽어 들일 수 있는지 신경 써야 했어요. [익시드]로 파일을 보내기 전에 주의 깊게 테스트를 거쳐야 했죠.”

    그 시점에 다이스와 라잇 윌리엄스는 메인 시나리오의 번역을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SC의 메인 시나리오는 게임 텍스트의 절반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인 NPC의 대사, 메뉴 텍스트, 아이템 설명 등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2013년 말에 [익시드]는 왜 이렇게 작업이 오래 걸리는지 알고 싶어 했다. “그들이 묻더군요,” 다이스가 말하길, “2년씩이나 번역을 했잖아? 왜 아직도 끝내지 못한 거야?”

    머지않아 더 큰 문제가 닥쳐왔다. 이번에는 훨씬 해결하기 힘든 문제였다. 차베즈가 번역 파일을 작업할 때마다, 통일되지 않은 명칭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타이틀, 아이템 명칭. [익시드]가 작업했던 첫 작품과 일치되지 않는 명칭들을 [익시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늘의 궤적 시리즈는 전작에서 이어지는 게임이기 때문에 전작과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연결된 번역을 유지해야만 했다.

    두 회사는 번역을 위해 게임을 정리한 문서가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다. 게임의 중요한 설정, 이름, 그 밖에 시리즈의 요소들을 정리한 문서. 다이스는 2011년 그런 문서의 필요성을 말했고, 2013년 다시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익시드]는 문서를 만들지 않았다. 그것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작의 텍스트를 자료삼아 작업하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차베즈는 말했다. “어떤 검색 도구를 사용하던 쉬운 일이라고요.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카피 포거]측에 전달할 때 이를 분명히 말했고. 그쪽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어요.”


    그 후 몇 달간, 자료 부족과 다른 문제들 덕분에 다이스와 [익시드]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다이스는 우울증과 압박감에 시달렸다. 차베즈의 요청에 답하는 것에 짧게는 한 주에서 길게는 한 달이 소요되었다. “차베즈의 이메일을 피했죠. 답신하는데 평생이 걸릴 것 같더군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이른 2014년부터 그녀가 윌리엄스를 거쳐 애기를 전달하더군요. 제가 게을러서 그런다고 생각했을거예요.”

    그해 3월, 다이스는 칼로 자살하려 했다. 그는 이후 그의 블로그에 경험을 기록했다. “수천, 수천 개의 실패가 나를 괴롭힌다.” SC 작업을 하며 빠져든 우울과 자기 비하의 연쇄를 기록했다. “실패는 다시 고통을 낳는다. 불안감, 무력감, 실패한 것이 너무 많아 셈해볼 수도 없을 지경이다.”

    2014년 여름, 협약을 채결한지 3년이 지난 이후. [카피 포거]와 [익시드]는 결별에 합의했다. 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12월 이후 다이스는 번역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카피 포거]는 작업한 모든 결과물을 [익시드]에게 양도했다. 표면적으로는 그해 끝에 게임이 발매되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들이 겪은 일을 보면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차베즈는 그 시기 LA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 [익시드]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다. 그녀는 프로젝트의 편집을 담당하기로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카피 포거]의 번역은 완료되어 있었다고 한다. 다만 편집은 절반만 완료된 상태였다. “6개월이 남아 있었어요.” 차베즈가 말했다. “SC는 백 오십만자 분량의 작업이 남아 있었어요. 비교해볼까요? FC는 전부 백 육십만자였고, 총 9개월간 작업해야만 했죠.”

    차베즈는 반년동안 작업에 매달렸다. 눈에서 출혈이 일어나도록 일해야 했다. 대화를 수정하고, 오타를 고치고, 스크립트에 남아있는 통일되지 못한 단어들을 고쳤다. 그녀의 짐작에 따르면 스크립트의 총 분량은 716,401 단어에 달한다. 소설책 10권에 달하는 분량이다. 비교를 해보자면 [반지의 군주] 전체 분량이 455,125 단어, 전쟁과 평화(새 아메리칸 도서관 버전)는 587,287 단어이다.

    2015년 1월, 차베즈는 마침내 작업을 끝냈다. 그리고 그해 3월 개발자들이 텍스트를 게임에 적용시켰다. 4년이 지나서야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익시드]의 스테프들은 이를 [궤적의 저주]라고 불렀다. 그들을 괴롭히던 일이 끝나간다.

    이후 반년동안 [익시드]의 사람들은 처절한 품질 검수(QA)에 착수해야 했다. 게임의 모든 단어를 확인하고, 영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버그들을 잡아야 했다. 아주 단순한 일 – 예를 들어 문장을 한줄 옮기는 것 – 조차 게임의 안정성에 문제를 일으켰다.

    [익시드]는 다행스럽게도 PC 버전 작업은 사내의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사라 린]에게 위임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몇 년간 일한 경력이 있고, FC의 PC 이식을 당당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PSP버전은 이야기가 달랐다. 매번 [팔콤]의 승인을 필요로 했다. 버그 체크를 끝낼 때 마다 [팔콤]이 수정된 빌드를 보내올 것을 기다려야만 했다. 이후 그들은 새로운 빌드에서 버그를 찾는 작업은 물론 그들이 발견한 버그를 프로그래머가 제대로 잡았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팔콤]은 올해 정말 바빴습니다. 그래서 언제 다음 빌드가 도착할지 예측이 어려웠죠. 완벽하게 고립된 적은 없었지만 QA작업을 할 때는 일이 더 빨리 진척되기를 원했습니다. 우리가 보고한 버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필요한 모든 인력을 프로젝트에 동원했다. 심지어는 외부 QA 업체를 몇 달간 회사에 합류시키기도 했다. 하청 업체가 독립적으로 끝내기에는 게임이 너무 거대했기 때문이라고 베리는 말한다.

    [익시드]의 브리티니 에베리, 자칭 하늘의 궤적 시리지의 팬걸은 SC의 스크립트를 여러 차례 읽으며 문제를 찾아 지적했다. 고무적인 작업이었다. [엑시드]는 이 과정을 그들의 블로그에 개제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그: 마구잡이로 커지는 게임의 텍스트)

    “게임을 오래 할수록, QA를 오래 하게 됩니다. 문제를 발견하게 되거든요. 특히 텍스트 쪽이요.” 베리가 말했다. “예를 들어 여기 브리티니는 궤적 시리즈의 굉장한 팬입니다. 게임의 내용에 몰입할수록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보게 됩니다. 전작에 따르면 이 부분은 맞지 않아. 당장은 모르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면 여긴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요.”

    6월, 5달간의 긴박한 QA를 거친 끝에 차베즈는 [익시드]의 전원에게 통보했다.
    끝났다. 드디어 게임을 발매할 수 있다.

    “이제 날짜만 정하면 됐습니다.” 베리가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말했죠. 좋아, 이 날짜야. 이 이후로 텍스트 수정은 없어. 버그도 정말 중요한 버그가 아니면 잡지 않을 거야. 이제 게임을 발매 해야만 해. 게임을 기다리는 팬들은 물론 우리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브리티니는 매일 늦은 심야까지 텍스트를 다시 쓰고 고칠 수 있을 만큼 고치고 있어, 두 달간 말이야. 이건 그저 건강에 나쁜 정도가 아냐.”

    그들은 데드라인을 7월 10일로 결정했다. 그 이후부터는 오직 버그에만 집중했다. 두 플랫폼 모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PC 버전은 글리치로 가득했다. 그리고 PSP 버전은 변경을 할 때마다 [팔콤]이 게임에 적용해 주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PC버전 보다는 PSP 버전이 더 걱정이 되었다. 2015년 이후로 PSP 버전은 패치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PSP 버전은 발매가 되면 그걸로 영원히 끝이었다.

    9월 중순에는 마스터 빌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발매 날짜도 결정되었다.
    10월 23일 금요일 익시드는 뉴스를 발표했다. SC가 이번 주 발매됩니다.

    2015년 10월 29일, ET 12시 SC가 스팀으로 발매되었다.
    한 시간 뒤에 소니의 PSP 온라인 스토어에도 들어섰다.

    게임은 마침내 사람들의 손에 쥐어졌다.
    게임이 관여한 모든 이들의 시름이 덜어진 순간이었다.

    “일어난 모든 일들과 꼬여버린 수년간에도 불과하고, 저는 여전히 우리가 작업한 SC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이스가 말했다. “SC는 정말 제가 들은 어떤 게임보다도 발매까지 많은 우여곡절과 반전을 겪은 게임입니다. 그래도 결국 게임은 나올 겁니다. 그리고 재미있을 거고요. 많은 이들이 만족할겁니다.”
    현재까지 약간의 버그와 충돌에 대한 불평을 제외하면, SC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익시드]는 여전히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4년 반 동안 시달린 [궤적의 저주] 덕분에 게임이 발매되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끝나서 정말 기뻐요. 그리고 발매가 정말 끔찍하게 걱정되네요. 사람들이 이걸 즐겼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요. 알아요. Kiseki, 기적이니까 기적이 될 거예요.” 체바즈가 말했다. “부디 안녕히,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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