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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The Spirit Engine 2 – 생각하는 전투를 원하는가?
    게임 리뷰, 추천 2010. 2. 16. 16:06



     [The Spirit Engine 2]라는 인디 롤플레잉 게임을 구입해서 즐기는 중이다. 최근에는 볼 수 없는 횡 스크롤 롤플레잉 게임이라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데모를 해보니 전투 시스템이 무척 개성적이라 깊이 파볼 겸 구입해 버렸다. ([임펄스(impulse)]에서 50% 할인을 했다는 것이 절대적인 이유지만 서도-)

     게임은 플레이 캐릭터의 다양한 기술(skill) 사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각 캐릭터(적 포함)는 특정 공격에 피해를 적게 받거나(저항, resist) 아예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역, immune). 이에 플레이어의 캐릭터들은 각자 한가지 속성을 띤 다양한 공격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은 다시 단위 공격과 범위 공격으로 나뉜다. 게임에서는 무척 복잡한 수치들로 이러한 관계를 정리하고 있지만 결국 요점은 적의 저항 값을 읽고 약점을 찾아 적절한 기술로 공략하는 것이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3:3의 대치 상태로 이루어 진다. 플레이어의 캐릭터 셋과 적 셋으로 나뉘는데, 일렬로 배치되는 횡 시점 덕분에 줄줄이 늘어선 대열이 만들어 지게 된다. 기술에 따라 대열 전체에 피해를 입히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과반수 이상의 기술들은 가장 앞에 있는 캐릭터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대열의 각 위치는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는 여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방어, 보조, 회복을 담당하는 세가지 직업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이러한 역할이 전적으로 적의 조합에 따라 정해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전투가 흥미로워 지는데, 게임은 언제든 대열을 변경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실제 캐릭터들 또한 세가지 역할 모두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이 주어져 있다. 적과의 대치 상황에 따라 방어용 캐릭터가 보조로 전환 하는 가하면 회복담당이 공격의 최전선에 뛰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조합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죽이면 장땡’이 아닌 것이, 플레이어와 적 모두 체력이 0이 되어 쓰러지면 그대로 전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일정수치의 체력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기 되기 때문에, 대열을 잘 구성하여 상대의 약점을 확실하게 공략하지 않으면 전투가 무한히 반복되거나 (상대적으로 언제나 약자인)플레이어 쪽의 패배로 끝나게 된다.

    실제 전투의 예를 하나 들어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적의 첫 번째 캐릭터가 강한 물리 저항과 공격을 가지고 있다면, 플레이어는 이를 방어 할 수 있는 물리 저항이 강한 캐릭터를 첫 번째로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외 캐릭터들이 보조하거나, 물리가 아닌 다른 속성의 공격으로 적을 쓰러트려 이후 공격이 용이하게 적의 대열을 무너트리는 것이다. 반대로 적들 또한 언제든 대열을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전투는 실시간으로 이루어 지며, 각 기술에 따라 실제 이루어지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늘 상대와 자신의 저항 값을 읽고, 약점을 찾아 촉박한(다시 살아나기 이전까지) 시간 내로 공격이 가능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최근의 롤플레잉 게임의 그것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삽질’에 가까울 정도로 복잡하고 잔손이 많이 가는 시스템이지만, 다양한 롤플레잉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한곳에 담은듯한 깊이가 주는 희열은 가히 남다르다. 전멸이 거의 확정된 위기 상황에서 순간적인 재치로 적절한 기술을 구사하여 시간을 끌어, 쓰러진 아군들이 되살아나 전황이 뒤바뀌는 등의 드라마틱한 전개는 이 게임만이 가진 묘미라 하겠다. 문제는 그 반대 상황 또한 자주 일어난다는 것 정도?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아이스 윈드 데일(Icewind Dale)]이후 가장 전투를 재미있게(그리고 피곤하게) 즐기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전투 만큼은 데모로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으니, 말랑한 요즘 게임이 성에차지 않는다면 한번 붙잡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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