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A+DRM = 이 시디는 3번 사용후 자동 파기됩니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인스톨에 쏟아야 했다.
그리고 혹 앞으로는 그 사실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몇 일전 필자는 EA에서 발매한 게임 [스포어: 그리처 크리에이터]를 구입했다. 정말 들뜬 마음에 부랴부랴 포장을 뜯은 뒤, DVD를 드라이브에 넣고 인스톨 시작. 필자는 무려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인스톨에 쏟아야 했다. 바로 EA에서 게임에 포함시킨 불법 복제 보호 프로그램 [Securom] 때문이다.
[Securom]의 본래 목적과 그 필요성만큼이나 [Securom]은 강력한 불법 복제 보호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이 강력함이 애꿎은 정품 사용자까지 괴롭힌다는 점에 있다. 필자만 해도 프로그램이 충돌을 일으켜서, 무려 4번 이상의 인스톨을 시도해야만 했다. 만약 [Securom]이 서브 드라이브와 간혹 충돌을 일으킨다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면, 필자는 매장으로 돌아가 기껏 구입해온 게임을 환불 받아야 했을 것이다. 물론 유통사의 입장에서는 이정도야 별일 아닐 수 있다. 사소한 충돌이야 간혹 발생하는 문제이니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면 되고. (필자처럼 -_-) 정말 심각한‘버그’가 일어난다고 해도 결국 프로그램인 이상, 별도의 패치를 제공함으로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Securom]이 가진 다른 문제에 비하면 위와 같은 문제는 정말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바로 [Securom]의 기능중 하나인 [DRM]이 그 문제의 주인공이다. [DRM]은 [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약자로서 저작물을 디지털 상에서 인증하여 무단 복제를 막는다는 듣기에는 참 좋아 보이는 정책이다. 현재 EA는 [Securom]의 최신 버전인 7.X버전에 동봉된 [DRM]을 사용하고 있으며, 게임 인스톨 시에 서버로부터 '시디키'의 인증을 받는 것으로 [DRM]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바로 EA가 [DRM]의 인증을 사용하는 방법이 문제다.
예로서 몇 달 전 EA에서 발매한 게임 [바이오 쇼크]가 해당 문제로 몸살을 앓았는데, 정말 놀랍게도 그들은 게임의 인증을 총 3회로 제한해 두었었다. 다시 말해서 제 돈 주고 게임을 구입한 유저가 게임 인스톨을 3번 이상 못한다는 말이다. 당연히 구매자들은 이 황당한 정책에 속이 뒤집혔고, 쏟아지는 반발에 EA측에서는 [DRM]의 인증을 무효화 시키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 방법 또한 인증 해제를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해결책이었다. 또한 어떠한 이유로 인증을 무효화 시키지 못하고 게임을 삭제했을 경우, 해당 인증은 영원히 돌려받을 수 없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몇 주 전 발매한 게임 [메스 이펙트]는 한술 더 떠서, EA는 아예 게임의 설치 이후 10일 마다 인증을 거치도록 하려 했었다. 이 방법은 정말 다행히도, 유저들의 엄청난 원성에 힘입어(?) 발매 전 취소되었다. 만약 이 방법이 도입 되었다면 인증 서버가 사라짐과 동시에, 구매자는 그의 게임을 영원히 즐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위의 방법에는 '게임의 데이터가 포함된 시디를 넣지 않아도 된다.'는 혜택이 포함되었었지만, 서버가 끝장나는 순간 네 게임도 끝장이라는 손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결론은 현재 EA의 게임을 구입하는 구매자들이 사실상, EA의 서버에 그들의 게임을 담보 잡혀다는 사실이다. 서버가 사라지면 인증이 불가능해 지고 이에 당연히 게임의 설치 또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A가 회사로서 그들의 이익을 보호받을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획득할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EA의 이하 ‘사람 도둑놈 보는듯한 심보’의 불법복제 보호 정책에 대한 유저들의 태도는 단호하다. 게임을 사지 않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는 EA 뿐만이 아니라 [Securom]자체에 대한 볼멘소리가 높으며(이 글을 포함해서), 앞으로 발매될 게임이 지금과 같은 [DRM]을 사용할 경우, 구입치 않겠다는 의사를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필자를 포함해서) 실제 지금과 같이 처절한 [DRM] 정책이 계속된다면 패키지로 사서 괜히 고생하느니, 그냥 다운로드 판매로 사는 편이 이득이다. 어차피 서버가 날아감과 동시에 내 게임도 안녕이라는 사실은 똑같으며, 그나마 계정으로서 관리되는 다운로드 판매는 매번 인증을 거치거나, 인증 제한이 걸려있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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