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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Flatout 3 – 제작사 마크를 꼭 확인하세요!
    게임 리뷰, 추천 2013. 3. 30. 20:51



     [플랫아웃 3(Flatout 3)]는 엘리트 쓰레기입니다. 화려한 전적을 봅시다. 메타 스코어 점수 23점. 유명 비디오 게임 전문지 [엣지(Edge)]의 역사에 남을 리뷰 점수 1점 획득(참고로 1993년 창간 이후, 1점을 받은 게임이 딱 두개 밖에 없습니다.) 그야말로 공인 쓰레기.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잘 나가다가, 갑자기 엘리트 쓰레기로 전직한 겁니다. 팬으로서는 이러면 참 당황하고,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믿고 살 수 있는 게임이라 일단 질렀는데, 사고 보니 아니더라!

    시작부터 쓰레기는 아니었습니다. [플랫아웃(Flatout)]은 미국의 데몰리션 더비(Demolition derby - 다수의 드라이버가 상대의 차량을 박살내며,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지극히 아메리카다운 경기입니다.)에서 파생된 비디오 게임시리즈입니다. 잘 감이 안 오시는 분은 [번아웃(Burnout)]이나 [스플릿/세컨드(Split/Second)]같은 게임을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시리즈의 1편, 2편, 2편 완전판은 [버그베어 엔터테이먼트(Bugbear Entertainment)]가 제작을 담당 했으며, [엠파이어 인터렉티브(Empire Interactive)]가 투자와 유통을 담당 했습니다. 소규모 스튜디오와 퍼블리셔에서 내놓은 게임이니 만큼, AAA급 게임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지만, 한몰 간 취급받는 마이너한 장르에서 미려한 그래픽과 물리엔진을 통한 화끈한 액션으로 팬들에게 사랑받는 시리즈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러다 2007년 [버그베어 엔터테이먼트]가 시리즈 제작을 중단합니다. [엠파이어 인터렉티브(Empire Interactive)]는 2009년 부도가 나서 사라집니다. 여기서 시리즈가 끝났으면 좋은 게임으로 기억되고 말았을 텐데, 업계의 구조가 그걸 용납할리 없었습니다. 부도와 함께 플랫아웃의 저작권은 매각. 시리즈의 신작이 제작됩니다. 드물게 훌륭한 퍼블리셔가 원작 관련자들을 모시고 명맥을 잊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보통은 가장 싸게 부르는 곳이나 시리즈와 관계도 없는 퍼블리셔 산하 스튜디오에 맡기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리고 [플랫아웃]은 그 정석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플랫아웃 3]의 제작은 [팀6 게임 스튜디오즈(Team6 Game Studios)]라는 신생팀(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게임이 됩니다), 퍼블리셔는 [스트라레지 퍼스트(Strategy First)] 본래 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은 다 떠나고, 그야말로 무에서부터 게임이 제작됩니다.

    그러니 게임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벌려 놓기는 했는데, 꼭 머리 잘린 닭들이 불타는 닭똥 밭을 뛰어다니는 것 같습니다. 시리즈의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간판의 가치로 돈 벌기에 급급한 퍼블리셔의 만행이 낳은 비극. 보통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 저작권은 게임을 만든 제작자가 아닌 제작에 투자한 퍼블리셔가 가져갑니다. 때문에 게임은 본래의 의도와 제작 방향 그리고 지식을 가지고 있던 이들의 손에서 떠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영화에서도 흔한 일이긴 합니다) 시리즈는 시리즈대로 망가지고, 팬들의 가슴은 멍들고. 장기적으로 보면 퍼블리셔에게조차 약속된 쓰레기를 만들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관행인데,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시리즈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쓰레기들, 흔합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간판만 그럴싸하게 달면 뭘 팔던지 사가기 때문에...

    그래서 게이머는 “게임을 누가 만들었는가?”를 확실하게 확인 해봐야 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플랫아웃 3] 같은 비극적인 게임을 구입하는 비극은 피할 수 있습니다. 똑똑하게 게임을 구입하고 즐기다 보면 언젠가, 제작자들이 자신의 게임의 저작권을 당연히 소유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덤으로 게임의 간판이 아닌, 누가 만들었는가에 주목하고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그 게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의지 있는 개발자라면 이름을 빼앗길 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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