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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을 벗어나 게임 생각하기
    게임 컬럼, 정보 2016. 2. 19. 21:43

     한국에는 게임에 관한 좋을 글이 별로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게임에 대한 좋은 글을 쓰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꼭 게임이 아니더라도 쓰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깊은 이해를 두고 그것을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 글을 쓰는 일이 생계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명예가 되지 못하거나,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사실을 마주한다면 글을 쓰는 일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심지어는 글쓰기를 포기합니다. 한국은 그래서 게임에 관한 좋은 글이 별로 없습니다. 


    대신 돈이 되거나 돈에 얽힌 게임에 대한 글은 많습니다. 한국의 게임에 관한 언론들은 게임을 다루지 않습니다. 게임의 주위를 둘러싼 돈과 돈의 이해관계를 다룹니다. 그것을 게임을 취미로 삼고, 게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까요? 회사의 주식 변동과 신작 라인업 계획과 이상하게 명명한 새로운 사내 조직과 프로젝트를 우리가 알아야 할까요? 아뇨. 주식을 하거나 투자자라면 모를까? 스타트업에 필요한 법률 이야기 같은 것은 분명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그 법률이 앞으로 즐길 게임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준다거나, 게임에 대한 이해를 추가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겁니다. 


    그것은 게임에 관한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업과 돈에 관한 글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해봅니다. 

    게임을 알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늘은 그 벗어나는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필자가 일어를 못하고 영어만 할 줄 알기 때문에 영어권 위주로 설명해 드립니다.

    이 기회에 영어 공부도 하면 좋을 겁니다. 농담이 아니라, 읽다 보면 뜻밖에 빨리 늡니다.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 볼까요?



    1. Eurogamer 


    한국의 게임 웹진과 가장 괴리감이 적은 유럽의 게임 전문 뉴스사이트 [유로게이머]입니다. 이곳에서는 제법 친숙한 느낌의 게임에 대한 뉴스와 기사들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사이트를 천천히 살펴보시면 첫인상과는 달리 한국의 그것과 글의 방향성과 비중이 판이한 것을 확인 가능하실 겁니다. 업계에 대한 소식은 소비자로서 알아야 할 수준 또는 흥밋거리 위주로 편집되며 분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 회사와 주식 또는 별 쓸모없는 게임 순위에 대한 기사 대신 정말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순위기사가 안 올라온다는 말은 아닙니다) 기자들이 플레이한 게임에 대한 읽기 쉬운 비평이나,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건지기 좋은 곳입니다. 한 1년간 여러 매체를 구독 중인데, 유로 게이머 하나만 짚고 넘어가도 딱히 놓치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충실한 곳입니다. 가끔 삽질하긴 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준수한 편입니다.



    2. Rock Paper Shotgun 


    줄여서 [RPS]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사이트입니다. 이쪽은 [유로게이머]에 비해 조금 더 전문적인 느낌입니다. 오직 PC게임만을 다루며 과거의 게임부터 요즘 게임에 이르기까지 필자들이 게임에 대해 평하고 논하는 다양한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 발매 소식이나 기타 소소한 소식의 전달도 빠른 편입니다. 한때는 과격한 편집 방향 때문에 꺼려지는 곳이었는데, 전체적인 수준은 업계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흥미 위주로 읽고 넘길 수 있는 기사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가벼운 곳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글들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3. Gamasutra


    유명한 전문 뉴스 사이트 [가마수트라]입니다. 이쪽은 게임의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같이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합니다. 개발자들이 직접 쓴 양질의 블로그 포스팅 소개와 게임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올라오는 사이트입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글이 다소 어려운 편이지만, 고생하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4. Siliconera 


    일본 게임에 대해 다루는 영문 뉴스 사이트입니다. 솔직히 여기는 별로 좋은 사이트는 아닙니다. 대신 일본의 정보를 가공해서 영어로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본과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들 사이의 온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게임이 해외에서 검열당하는 뉴스 같은 것을 빠르게 잡아냅니다) RSS 피드 등으로 구독하시다 보면 묘하게 재미있는 곳입니다. 특히 일본과 가까운 한국에서 보기에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습니다.



    5. boingboing Off world


    게임과 인디 게임에 대한 리뷰와 비평을 다루는 사이트입니다. boingboing이라는 문화 블로그 포스팅 사이트의 꼬마 사이트인데, 현재는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요 필진 한명이 최근 은퇴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이트에 등록된 글 하나하나가 매우 깊이 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므로 한번 둘러볼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의 글들은 정말 훌륭합니다.



    6. Killscreen 


    잡지와 웹을 병행하는 게임 비평 전문 사이트입니다. 게임이 다른 문화와 겹치는 구간을 포착하여 비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이트인 만큼, 글이 매우 어렵습니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은 물론 영화와 문학에 대한 지식도 필요로 합니다. 보통 각 글에서 완결되게 설명을 해주기는 하지만 영어로 쓰여 있다 보니 읽기 쉽지 않습니다. 영미 대학 수준의 독해 능력이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솔직히 취미로 읽기에는 빡셉니다. 저도 여기 글은 읽으면 지쳐서 김빠집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7. 험블 게임 북 번들


    인디 게임을 주로 묶어 판매하는 사이트인 험블 번들이지만, 가끔 게임에 관한 책들을 북 번들 항목에서 팔기도 합니다. 게임 또한 정보를 얻고 배우는 최고의 방법은 책입니다. 전문가가 교차 증명과 편집을 거쳐 다듬어진 정보가 바로 책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상 수많은 뉴스 사이트를 몇 년간 구독하는 것 보다. 좋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더 배움과 생각에 도움이 됩니다. 영어로 쓰인 게임에 관한 책은 매우 많으므로 무엇부터 시작할지 알기 힘듭니다. 게임 북 번들은 게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론에 관한 책들을 골고루 섞어서 저렴한 가격에 팔기 때문에 입문용 책을 구하기에 좋습니다. 



     한국의 게임 웹진과 루리웹의 정보에 묻히지 말고 위에 소개한 장소들에서 RSS 피드를 받으며 글을 읽다 보면 게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하실 겁니다. 한국에서는 잡아내지 못하는 사회 인식의 변화와 그것이 게임에 어떤 영향을 일으키고 있는지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글의 마무리로 “영어로 되어있지만 읽으면 안 되는 글”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4chan


    가지 마세요. 아니, 가는 것은 자유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 곳은 아닙니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는 있지만, 워낙 날것 그대로고 다양한 편견이 들어차 있어서, 왜곡된 정보를 얻기 쉽습니다. 흥미 위주라면 차라리 루리웹을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루리웹은 한글로 되어 있어 읽기라도 쉬우니까요.


    2. 코타쿠


    코타쿠는 게임 바닥의 황색 언론지입니다. 꽤 재미있고, 괜찮은 글들을 쓰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믿을 수 없는 루머 위주의 정보를 다루는 곳입니다.


    3. 레딧


    레딧을 읽지 말라니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레딧은 그 특징상 글을 쓰는 장소가 아니라서 글이 없습니다. (글이라기보다는 리플 덩어리에 가깝습니다) 더불어 편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에 방향성이 없고 무슨 목적으로 등록된 정보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글을 보고 반응을 보여주길 원하는 전형적인 인터넷 정보 사이트이기 때문에 들이는 시간 대비 양질의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제목으로 낚시질하는 일도 많습니다. 판단은 스스로 하더라도 분명한 주제를 가진 체계적인 글을 읽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 글을 통해 어느 정도 훈련을 한 이후에 레딧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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