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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에 전쟁 범죄 미화 게임이라고요?
    게임 컬럼, 정보 2021. 3. 25. 13:53

    twitter.com/tha_rami/status/1374448997876736011?s=20

     

    Rami Ismail (رامي) on Twitter

    “I watched the Six Days in Fallujah gameplay trailer so nobody else has to. Here's a quick video with live thoughts as I watched it, and more written out thoughts continue below: https://t.co/wXqctB0LoL”

    twitter.com

    팔루자에서의 6일 트레일러를 봤습니다. 다른 사람이 볼 필요 없도록 말이죠.
    보면서 생각을 말한 짧은 영상을 올렸고, 여기 더 적어보고자 합니다.

    트레일러는 미군 병사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2차 팔루자 전투에서 부대원의 2/3을 잃었다는 내용이 백 투 더 퓨처의 사진 연출? 비슷한 것과 함께 나옵니다. 이라크 사상자에 대한 언급이 나오나 지켜봤지만 폴리곤 덩어리밖에 없네요.

    - 처음으로 분명하게 발음되는 아랍어는 “알라후 아크바르” 입니다. (총성이 이어집니다)
    - 게임은 바이너리 도메인 스타일의 택틱컬 스쿼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명령하는 식)

    - “당신은 무기를 발사하는 것처럼 쉽게 부대원에게 ‘전진’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게임의 ‘디자인 동사’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네요. 방아쇠를 당기는 게 쉬운 일이라 생각하는군요. 어차피 진짜 사람을 쏘는 게 아니라서 그런가요.

    - “선봉은 절대 틀리지 않아요” 미군 병사가 말합니다. 이어서 “맞서야 할 공포가 가장 큰 이들이니까요”라고 덧붙이는데, 그 집 안에 있던 사람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을 깨끗이 지워버리고 있어요. “처음 진입한 사람”이 무고한 이라크인을 죽였다는 사실 말이죠.

    - “들어가자마자 바로 얼굴 앞에 기관총이 있더군요. 10피트나 15피트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이라크인이 아니라 미국 병사의 발언입니다.
    - 긴장된 음악이 흐르고 “실내 수색, 건물 수색, 매번 다른 경험이 될 겁니다”. 그리고 이게 어떻게 이어지냐면

    - 말 그대로 팔루자를 임의생성하고 있어요.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영웅심으로 무슬림/아랍인/중동 사람을 죽인 사실을 인정하면서 무작위 생성까지 하다니 새롭군요.
    - 우리는 손으로 디자인해야 할 만큼 사람답지 못하다는 건가요.

    - 얼마나 구역질 나는지 설명할 수 없을 지경이에요. 아직도 논란이 남아있는 도시를 임의생성해서 임의생성한 전쟁 피해자를 배치해 두는 이유가, 플레이어가 이 진짜 전쟁에서 “진짜 같은 전투”를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니.

    - 피격당했을 때 연출은 붉은색으로 테두리가 강조되는 거네요. “실제 전투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라는 것이 “콜 오브 듀티” 수준인가 봐요.

    -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부분이 있어요. 미국 병사가 지낸 “최악의 날”에 대한 겁니다. 자식의 생일날에 죽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죠. “선봉은 절대 틀리지 않아요”라고 발언한 사람과 동일 인물입니다. 훨씬 나쁜 날을 경험했을 살해당한 이라크인에 대한 발언은 없네요.
    - 호러 스타일의 “지하실로 내려가다” 부분에서는 놀란 이라크인 가족이 소파 뒤에 숨어있다 나옵니다. 미군 병사는 그들에게 왜 도시에 남아있냐고 묻죠. 이후 트레일러는 이라크 민간인이 발언하는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 트레일러에서는 익명 처리된 이라크 민간인이 팔루자에 민간인이 남아있던 이유는 “이라크의 독단성” 때문이라고 비난합니다. 미군이 군사 연령대의 남성은 대피시키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은 문서로 남아있고 인정까지 했음에도 언급되지 않아요.

    - 아랍어나 이라크어가 게임플레이에 전혀 나오지 않네요. 표기를 말아먹었을지 어땠을지 알 길이 없어요.*역주
    - 백인 우월주의나 전쟁 범죄에 대한 언급은 없어요. 미국 병사는 오직 “영웅”이나 “몰락한 영웅”으로 그려질 뿐입니다.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어요.

    요약: 팔루자에서의 6일은 2001년식 택틱컬 스쿼드 FPS 게임으로써, 콜 오브 듀티식의 대미지 판정을 사용하는 동시에 전쟁 범죄 희생자를 임의생성하면서 “실제 이야기”나 “그곳을 체험하라”라는 식으로 광고하고 있는 맥락 없는 게임입니다.

    *역주: 서구권 게임에서 중동 언어를 엉터리로 표기하는 것을 일컽음 라미 이스마일은 이 문제를 여러번 지적한바 있음.

     


     위의 내용은 인디 게임 개발자 라미 이스마일(Rami Ismail)의 트윗을 번역한 것입니다. 인디 게임 스튜디오 블름베어(Vlambeer)의 공동 창업자로 현재는 게임 업계의 노동권, 인권 그리고 다양성을 위한 활동을 하는 활동가로 유명합니다. 개발자 스스로 무슬림이고 해당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가 깊기에 게임 업계에서 해당 문화권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라미 이스마일이 트레일러를 보고 분을 삭히는 게임은 [팔루자에서의 6일(Six Days in Fallujah)]이라는 게임입니다. 해당 게임은 이라크전에서 실제 일어났던 전투인 팔루자 2차 전투를 배경으로 “실제 사건을 다루는 게임”이라고 자칭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원래 2009년 코나미의 퍼블리싱으로 공개되었으나, 이라크전이 진행 중이었던 당시 큰 비난을 받고 코나미가 퍼블리싱에서 철수, 게임 개발이 무산된 기록이 있는 게임입니다. 그랬던 게임이 올해 2월 갑자기 새로운 퍼블리셔를 얻어 개발이 진행, 꾸준히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롭게 퍼블리싱을 맡은 Victura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홈페이지만 하나 있는 기묘한 회사입니다. 보통 이 정도 게임의 개발에 적지 않은 개발비와 홍보비가 들어가는 걸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 정보가 없는 것은 다소 이상합니다.

    최근 게임 홍보를 위해 IGN에서 게임 트레일러를 독점 공개했는데, 그 트레일러는 라미 이스마일이 언급한 바와 같이 굳이 볼 필요 없는 내용입니다. (필자는 확인을 위해 봤습니다만...) 팔루자 2차 전투는 국제법으로 금지된 백린탄의 대인 살상용 사용은 물론 그 대상이 민간인이었다는 논란이 있는 전투입니다. 민간인 학살에 대한 논란도 있고, 이때 사용된 백린탄에서 발생한 우라늄에 의한 발암과 기형아 출생 같은 후유증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의 결과와 현재 그곳의 상황을 보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거나 잘못을 진단하는 여느 영화나 다큐멘터리처럼 접근해도 윤리와 도덕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텐데, 그것을 택틱컬 FPS 게임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솔직히 역겹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틀린건 틀린거라, 전쟁 범죄를 미화하는 것이 명백한 이런 게임에는 어떠한 변호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쟁을 미화하는“이라는 표현 조차 변호가 될것 같아 전쟁 범죄 미화라고 정확하게 표기합니다. 이런 게임을 독점으로 광고하는 IGN 또한 구역질나게 대단합니다. 전쟁 범죄를 미화하는 게임을 단독 광고해서 좋겠습니다.

    2009년 당시만 해도 게임 업계는 저런 정신나간 기획을 내밀 수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게임은 그런 매체였으니까요. 그러나 2021년은 다릅니다. 12년 동안 게임은 사회에 과거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목표로 변했으니까요. 창작의 자유나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징 또는 게임의 독립성과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소재로서는 나쁘지 않은 시도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런 논의를 위해 저딴 게임이 필요한가요? 절대 아니죠. 상처를 치유하기는 커녕 더 후벼파고 지금도 고통받는 사람들을 비웃는것 같은 게임을 만든다...그 몰양심을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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