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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라디오 - 8 -게임 컬럼, 정보 2021. 10. 10. 18:00
이번 주의 게임 라디오 주제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입니다. 매달 일정 비용을 내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이죠.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애플 아케이드, 마이크로 소프트의 게임 패스 또는 아마존에서 서비스를 준비 중인 루나가 있겠습니다.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이밍과 혼용돼서 사용되기도 하는데, 엑스박스 게임 패스나 애플 아케이드처럼 기기에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아서 실행시키는 방식도 포괄하고 있습니다.
여러 말이 많던(구글의 스테디아라거나) 클라우드 게이밍은 영상 압축 기술의 발전 덕분인지 실제로 해보면 꽤 할만합니다. 영상 특유의 노이즈와 화질 열화는 어쩔 수 없지만, 로딩 속도와 타이틀 전환 측면에서는 기존의 실행 방식보다 쾌적합니다. 걱정했던 반응속도와 레이턴시 문제도 액션 게임까지 무리 없이 할만 합니다. (프레임 단위로 따지는 격투 게임이나 리듬 게임은 어려울지도?) 아직은 기술 보다는 각 국가와 지역의 인프라 문제로 대중화는 어려워 보이나, 근 미래에 분명 대중화 될 것 같습니다.사실 구독형 게임 서비스는 클라우드 게이밍과 같은 기술의 한계 이전에 수익성이 더 큰 문제입니다.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각 상품의 가치를 비교하기가 비교적 수월한 다른 서비스(음악, 영상)에 비해 게임은 이를 어떻게 구분할지 기준조차 잡기 어렵습니다.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나 플레이하는 유저의 수가 게임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존의 구독 서비스와는 다른 형태의 수익 분배 방식을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구독형 서비스는 아니지만 에픽 게임즈처럼 아예 초기 계약금을 충분히 준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단순히 플레이 타임이나 플레이어 수로 수익을 배분한다면 분명 문제가 될 겁니다.
이미 스팀에서 2시간에 끝낼 수 있는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한 후 환불하는 악성 사용자도 있지만…. 이게 사용자 문제를 떠나 개발자가 시스템을 악용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비도덕 하면 떠오르는 몇몇 모바일 게임처럼 말이죠... 마이크로 소프트는 자사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의 수익구조 개선 방편으로 아예 스튜디오를 인수해서 자체 제작 위주로 운영할 생각도 있어 보입니다. 영상 구독 서비스의 독점 콘텐츠와 같은 방식으로 우위를 점할 수도 있겠습니다.
앞으로 한창 경쟁이 치열할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로서는 구독형 서비스가 이득입니다. 풀 프라이스 게임을 하나 살 가격으로 반년은 구독할 수 있을 테니까요. 문제는 제작 주체에게 얼마나 정당하게 수익이 돌아가느냐, 지속 가능한 방식이냐 하는 것이겠습니다. 조금 멀리 보면 영상 구독 서비스의 다양화에 따른 콘텐츠의 파편화에 느끼는 피로를 게임에서 느끼게 될 수도 있겠고요. 게임은 전부 서비스하면서 특정 콘텐츠만 독점한다거나... 어찌 보면 서비스의 복잡함 때문에 기존의 판매 방식이 사라지진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사용권을 사는 것이기 게임의 권리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소유한다는 것에서 오는 안정감은 분명 있으니까요. 쌓여있는 게임 패키지를 보면 역시 구독형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결국, 서로 양립하는 선에서 정리되지 않을까요?
제 추측으로는 앞으로도 한동안(최소한 콘솔의 주기인 8년?) 구독형 서비스는 이미 발매한 게임이 추가 수익을 기대하거나, 사용자의 접근성을 낮추는 용도로 사용되리라 생각됩니다. 시장의 대세가 확 넘어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인도 같은 잠재 구매자인 특정 국가의 인터넷 인프라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또 달라질지도 모르지만...좀 먼 미래의 일이지요.
이상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 대해 떠들어본 게임 라디오였습니다. 슬슬 시동을 거는 넷플릭스의 게임 서비스와 애플의 애플 아케이드와의 유사성(또는 얹혀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떠들어 보고 싶지만, 그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보기로 하고 이만 줄입니다.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