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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 없는 카피의 종점. [Wonderful end of the world]
    게임 리뷰, 추천 2008. 2. 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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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그대로 끝장이다.


     [괴혼]이라는 게임이 있다, 캐릭터를 움직여서 주위의 물건을 흡수. 점점 커지며 어쩌고저쩌고 하는 게임이라는데, 필자가 가난하다 보니 콘솔이 없어 해보질 못한 고로, 자세한 사항은 모르는(그러나 한번 해보고 싶은)게임이다. 그리고 그런 필자조차 단박에 사태를 파악할 정도로 게임의 핵심을 카피한 게임 [Wonderful end of the world]은 줏대 없는 카피의 종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로 처참한 작품이다.

     절로 흥얼거려질 만큼 훌륭한 배경음에 들뜨고, 멋스런 디자인에 취해 게임을 시작해보면, 도대체가 내용이 없는 게임에 실망하게 된다. 카피한 원작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을 그대로 옮겨온 게임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혀 시도치 않고 있다. 독특한 스테이지를 구성함으로서 그 황량한 구조를 가리려고 하는 듯싶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이다.

    아무리 배경이 독특하고, 캐릭터에 붙는 물건들이 신선하다 한들, 이는 한시적인 도구일 뿐이다. 원작 [괴혼]이 훌륭했던 이유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놀이 방법을 창안해 내었으며, 이에 기반을 둔 도전적인 진행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조사한 사실에 따르면 말이다.)

    그러니 그냥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면 만사 땡인, 이딴 목적 없는 게임이 무슨 재미를 제공하겠는가? (게임을 해보니 그렇다.) 게임의 외형을 책의 표지, 게임의 구성을 책의 내용이라 하자. 그렇다면 이 게임은 뭐냐? 표지만 그럴싸한 성인 잡지다. 표지에 속아 두근반 세근반 하다가, 펼쳐보니 아무것도 없어 '속았구나-!' 하는 그런 잡지 말이다.

     카피 게임은 원작을 능가하기가 아주 어렵다. 원작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다면 원작과 비슷해질 수조차 없으며, 더 뛰어난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면 그 이해에 응용을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작의 창조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이들에 비해, 카피는 대게 그 투자를 줄이고자 할 뿐이다. 근본적으로 쏟은 시간과 노력이 다른데, 어찌 원작을 능가하는 카피가 나오겠는가? 인디 게임의 제작에 있어 카피가 배움을 위한 도구 일뿐, 도약을 위한 도구일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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