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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자 30- 순간을 영원처럼
    게임 리뷰, 추천 2009. 12. 9. 02:21

    이런 개념작이 한글화 되면 그냥 사는거다-!


    

     

     “인생은 굵고 짧게-” 조만간 한글화 되어 [PSP]로 발매 예정인 게임 [용자 30]을 한마디로 표현해 봤습니다. 눈썹이 빠져 날아가도록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 이제는 용자도 시대의 흐름을 따를 때가 된 것입니다. 일 년, 한 달, 아니 하루도 깁니다. 단 30초 내로 세상을 구하는 본격 타임어택 용자 시뮬레이션 액션 롤플레잉 게임-! 그럼 진짜 30초 만에 끝나는 게임인지 한번 살펴보기로 합시다.

    게임은 크게 5가지 모드로 분류 됩니다. <용자 30>, <마왕 30>, <공주 30> 그리고 그 밖에 특전으로 해제를 요하는 2가지의 모드를 포함한 게임은 너무나 다행스럽게도(그리고 당연히)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최소한 1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리뷰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모드인 게임의 메인 디너 <용자 30>은 기본적으로 8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해 줍니다. 나머지 모드는 부록이나 다름없으니, 취향에 맞을지는 여러분의 운명에 맡기겠습니다. (죄송하게도 필자가 프론 마계에 혼을 빼앗겨 <용자 30>모드만 끝낸 상태입니다.)


     <용자 30>의 세계는 평범합니다. 길을 걷던 여행자가 어느 순간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용자가 되고, 여신이 그를 돕습니다. 용자가 배어 넘기는 야생의 괴물들은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인간 세상의 화폐를 떨어뜨리고, 이름도 없는 npc가 엄청난 정보를 소유한, 퍽이나 고지식한 롤플레잉 게임을 답습하는 게임은 여기에 약간의 시대적 흐름을 섞습니다. 모든 것이 빠른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용자는 30초 내로 세상을 구해야 합니다.

    JRPG로 대변되는 일자형 롤플레잉 장르의 기본을 따르는 게임은 롤플레잉 게임답지 않게 스테이지로 게임을 나누고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는 필드를 가지고 있으며 필드 위에는 마을이나 마왕의 성과 같은 주요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플레이어의 목표는 최단 시간(기본 30초제한)내로 각 포인트를 들려 이벤트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마왕을 물리치는 것입니다. 총 3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스테이지는 한 명의 마왕과 이를 공략하기 위한 이벤트(동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척이나 단순한 일자형 구조지만, 다양한 이벤트에 의해 포인트 사이를 오가도록 조절하고 있는 덕분에 다채로운 진행을 보여줍니다. 스테이지의 공략 방법에 따라 분기가 발생하거나, 차후 해제되는 특전이 존재하는 등 파고들 거리도 제법 됩니다. 필드 맵에서 각 스테이지를 이동하기가 조금 불편한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날림 같은 게임의 분위기와는 달리 꼼꼼하게 완성되어 있습니다.

    아까부터 30초의 시간제한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게임은 그보다 너그러운 시간제한을 약속합니다. <시간의 여신>이라는 개성 만점의 캐릭터가 활약하게 되는 부분으로, 플레이어는 마을에 있는 여신의 동상을 통해 게임의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용자가 수전노 여신이 제시하는 돈만 낼 수 있다면 사실 시간은 무제한입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돈으로 시간을 돌릴 것인가, 아이템을 구입할 것인가?’ 확실하게 플레이어를 곤경에 빠트리는 방법이자, 게임이 절대 간단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한 시간 내로 필드에서 습득 가능한 돈은 한정적이기에, 플레이어는 촉박한 시간을 이겨낼 최적의 동선을 찾으며 여유 자금을 계산해야 합니다. 시간제한 내로 최적의 동선을 파악하여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게임의 기본을 정확하게 공략하고 있는 이러한 구성은 퍼즐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음미하며 레벨을 올리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거나, 커피 한잔의 여유와 함께 이벤트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여유로운 롤플레잉에 가해진 달콤한 시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덕분에 <용자 30>은 무척이나 피곤한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줄어드는 타이머를 눈이 벌게지도록 쳐다보며 악을 쓰고 붙잡아야 합니다. 워낙 고속 전개를 자랑하다 보니, 빠르게 흐르는 이야기를 눈으로 쫓는 것조차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게임이 쾌적함을 잃지 않는 것은 게임에 섞인 웃음이 피로를 씻어낼 만큼 상큼하기 때문입니다. 외모에 맞지 않는 수전노에 시꺼먼 속을 가진 <시간의 여신>의 입담은 물론이고, 장르의 공식을 와장창- 비틀어 웃기는 파격적인 개그를 보고 있노라면 공공장소에서(시뻘건 눈으로) 혼자 키득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슬프게도 경험담입니다.) 특정 게임의 패러디가 아니라 장르 전체를 포괄하는 코드로 웃겨주는 덕분에 특정 게임을 알아야 하거나, 정말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게임만의 독특한 유머는 <용자 30>의 백미입니다.


     “30초 만에 끝나는 조루 게임.”이라는 소문과는 달리, <용자 30>은 풍부한 볼륨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짧은 내용으로 이루어진 게임이지만, 깊게 그리고 오래 파고 들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한 만큼, 이색적인 게임에 목마른 플레이어라면 망설임 없이 살만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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