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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Puzzle Bots - 어? 끝났어?
    게임 리뷰, 추천 2010. 5. 12. 02:02




     [와드젯 아이 게임즈(Wadjet Eye Games)]의 신작 [퍼즐 봇(Puzzle Bots)]은 게임 제작자로 활약하던 [데이브 길버츠(Dave Gilbert)]가 처음으로 제작에서 한걸음 물러나 퍼블리싱에 주력한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그에게 관심이 많던 자칭 팬으로서 놓칠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그가 어떤 게임을 만들었을지 격하게 궁금하더랍니다.


     그리고 경악으로 답변받았습니다. 뉴욕과 중년의 남성 유령이 등장하던 하드보일드한 게임을 만들던 제작자가, 느닷없이 디즈니 채널에서나 볼법한 내용의 게임이라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약간의 음모에 사랑의 폭격 그리고 적절한 유머가 버무려진, 소녀 취향의 디즈니 채널 드라마에 어울릴 법한 이야기입니다. 좋게 말하면 밝고 경쾌, 나쁘게 말하면 유치찬란합니다. 그런 이야기에 흥미 없을 분들(필자를 포함하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게임의 본론인 퍼즐은 기발하고 뛰어납니다. 다양한 로봇들을 직접 움직이고, 배경의 사물들과 직접 간섭하며 풀어가는 퍼즐은 정말 즐겁습니다. 책장을 밀고, 물을 데우고, 벽을 폭탄으로 날려버리는 등의 다양한 행동들을 하나의 퍼즐로 엮어낸 구조는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지나치게 어렵거나 난해한 부분 없이, 게임에서 얻어지는 단서로 해결되는 절묘한 난이도도 짝- 달라붙는 맛이 있습니다.
     
    무난한 이야기에 기발하고 재미있는 퍼즐이라면 분명히 좋은 게임이 될법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딱 잘라 말해서 지나치게 짧은 게임의 길이가 전부 망치고 있습니다. 일단 이야기가 짧다 보니 등장인물들이 빠르게 수습되는 사건에 휩쓸려 화면에서 퇴장하기에 바쁩니다. 인물들에 대한 이해 부족에 설득력 없는 사건이라니, 실로 최악의 조합입니다. 혼자 붕- 떠서 날아가는 이야기에 웃어야 할지 어떨지 결정조차 내리기 어렵습니다. 퍼즐 또한 로봇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할 만한 시점에서 약간 맛만 보여주다 끝나버립니다. '이거 게임이 본격적으로 머리를 쓰게 만드는구나!' 하고 두근거릴때, 겸허히 올라가 버리는 스태프 롤을 보고 있자면 이건 속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여전히 아이디어는 번뜩이지만, 기존의 단점 또한 여전히 드러나는 작품. [퍼즐 봇]은 팬으로서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실패작이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잘 만든 게임이라 말하기에도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아무쪼록 그때는 더 좋은 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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