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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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DREAM ESCALATOR게임 리뷰, 추천 2021. 10. 28. 16:22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게임 중에 [LSD: Dream Emulator]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개연성 없는 공간을 마구잡이로 연결해둔(또는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 게임으로써, 여러모로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3D라는 공간이 아직 새로운 문물이었던 시대와 어지간한 게임도 수익을 낼 수 있던 플레이스테이션의 높은 보급률이 있었기에 나온 게임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 3D 게임은 너무 익숙해서 굳이 3D라는 걸 따로 분류하거나 인식하지 않는 수준이 되었지만, 3D 게임의 제작 접근성이 낮아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언리얼이나 유니티 엔진과 같은 3D 게임 제작 엔진의 빠른 보급과 보급률에 힘입은 레퍼런스의 증가 덕분에 3D 게임의 개인 제작이 굉장한 속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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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heres게임 리뷰, 추천 2021. 3. 19. 23:08
게임을 시작하고 거꾸로 가본 적 있으십니까? 게임이 의도한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보면 보통은 엉성하게 막혀있는 (장애물이나 간판이 서있다거나 어물쩡 길이 사라진다거나) 끝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가끔은 개발자가 재치있는 유머를 숨겨두거나, 아이템이 숨겨져 있을 때도 있지만 시작 지점의 반대편이란 결국 엔딩과는 다른 게임의 끝인 셈입니다. [Spheres]는 그런 시작 지점에 대해 대단히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제작자의 설명에 따르면 서로 다른 세계를 중요도에 따른 순서 없이 하나로 연결해 보고 싶어서 만든 게임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게임의 시작과 끝이 하나로 연결된 무한히 반복되는 공간을 구경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착시와 기묘한 원근감을 이용해서 사물의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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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seeker게임 리뷰, 추천 2021. 3. 3. 16:04
게임의 풍경은 가볍습니다. 플레이할 때는 이것이 시대의 경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돌아서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게임의 풍경입니다. 생각에 그곳은 현실에 비해 가볍습니다. 현실의 풍경이 가진 역사와 그 시간 동안 쌓인 우연에 비하면, 게임의 풍경은 잘 만들어진 세트장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소품에서 깊은 감상을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걷는 게임은 그런 게임의 풍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장르일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감정을 움직이고자 하는 걷는 게임은 게임에서 필요에 비해 가볍게 다루어지는 요소를 주목하는 장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toryseeker]는 게임의 공간을 독특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필요에 따라 잘리고 다듬어진 게임이라는 장치와 구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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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Zium Museum게임 리뷰, 추천 2021. 3. 3. 16:02
[The Zium Museum]은 가상 미술관입니다. 가상 공간에 마련된 건물 안에 여러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실의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감상이 가능해서 진짜 흥미롭습니다. 전시된 작품도 뛰어나고, 배치도 잘 되어 있어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워낙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냥 한번 해보세요.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게 되실 겁니다. 저는 특히 최상층의 공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원하는 만큼 머무세요 좌표: itc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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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Remains of Edith Finch게임 리뷰, 추천 2021. 3. 3. 16:01
걷는 게임의 목표는 게임이 의도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게임이 변한다는 것은 게임의 분위기와 이야기가 틀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게임에 변화를 기대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가치 있는 행동을 하길 원하며 그것은 게임의 변화로서 증명됩니다. 걷는 게임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레이어가 게임의 정보를 수집해서 이야기를 해석하는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이지만, 이는 게임 밖에서 일어나는 변화이고 게임보다는 소설이나 영화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는 비평에 자주 직면합니다. 걷는 것, 게임에서의 이동만으로는 가치 있는 행동으로서 충분치 않다는 것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