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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Dissidia: Final Fantasy - 기획의 힘
    게임 리뷰, 추천 2009. 9. 16. 02:12





     
    [스퀘어 에닉스]의 밥줄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Final Fantasy, 이하 FF)]의 역대 주인공과 보스가 총 출동하는 대전 격투 게임 [디시디아: 파이널 판타지(Dissidia: Final Fantasy)] 발매 되기 전에는 과연 어떤 괴작이 나올지 심히 두근거렸으나, 나오고 보니 너무나 정중하게 만들어진 수작이라 크게 실망(?)했다.


     
    [디시디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꼼꼼한 기획으로 완성된 게임”이라 할 것이다. 정말이지 오늘날의 거인을 만들어 낸 것이 무엇인지 그들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작품이랄까? 제한된 하드웨어 성능을 가진 [플레이 스테이션 포터블(PSP)]에 이토록 깊이 있는 대전 게임을 집어 넣은 것은 분명 철저한 기획의 힘이라 하겠다.

    대전 격투 파트는 크게 쌍방의 거리와 높이를 따진다. 복잡한 커맨드 입력 대신 지상인가 공중인가, 상대로부터 가까운가 먼가에 따라 아날로그 스틱과 공격 버튼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기술의 사용이 가능하다. 버튼의 수가 부족한 [PSP]를 철저하게 고려하여 만들어진 조작 체계는 오른손 하나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할 만큼 효율적이다.

    기술(공격)이 이루어지는 속도와 범위에 맞서, 거리를 유지하며 방어와 반격할 타이밍을 잡는 심리전이 주를 이루기에, 조작이 단순해 짐에 따라 게임이 얕아지는 문제 또한 없다. 여느 같은 장르의 게임과는 크게 다른 성격에 다소 취향이 갈릴 수는 있으나, 간단하면서 깊이 있는 대전 게임을 만드는 방법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본다.

    캐릭터의 육성은 더욱 꼼꼼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확하게는 커스터마이즈에 가까운 부분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기술과 아이템을 유저의 입맛대로 배치하는 것이 그것이다. 각각의 캐릭터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개성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 있어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육성하는 자유가 있다.

    기술은 다른 기술과 이어지는 연계가 가능한 것이 있는가 하면, 상대의 방어를 치고 들어가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선택에 많은 생각을 요구한다. 전체적으로 평등한 캐릭터의 성능을 높이는 것은 아이템, 실제 게임은 수백 가지의 아이템을 얻고 만들어내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본은 대전 격투 게임이지만 플레이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롤플레잉의 육성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액션과 육성을 제공하는 방법 또한 풍부하다. 수십 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하는 긴 스토리 모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스토리 모드의 끝을 본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캐릭터의 육성에 몰입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의 대전 모드가 등장한다. 온라인 플레이에서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얻어나가는 콜로세움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된 모드들이지만 목표가 명확하기에 파고드는 맛이 있다.

    특히 이전 시리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특전 해제와 더불어 준비된 달성 목표의 엄청난 분량은 플레이어를 질리게 만들 정도이다. 단지 마땅한 접점이 없는 캐릭터를 모아 이야기를 이끌다 보니, 스토리 모드가 지나치게 뜬구름 잡는 내용으로 채워진 것은 문제다. 억지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꾸미기 보다, 차라리 캐릭터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시리즈의 팬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디시디아]는 분명 확고한 목표아래 철저하게 기획되어 완성된 게임이다. (단순히 돈이 부족해 팔아먹기 위해 만든 게임이 이렇게 잘 나올 수는 없다고 본다.) 파고들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정말 수백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할 만큼 깊고 풍부한 내용을 꽉꽉 눌러 담고 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팬 서비스 게임이면서 막상 팬 서비스가 적은 스토리와 파고들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앙상한 대전 격투 게임의 뼈대가 드러나는 극과 극을 달리는 게임이다. 그러나 하드웨어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낸 그래픽과 시리즈 대대로 검증을 받은 음악들이 게임의 구성과 삼박자로 맞아 떨어지는 이런 작품은 절대 흔치 않다.
    



    ps. 쉬러 간다고 포스팅한지 하루만에 장문 포스팅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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