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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블레이드(Infnity Blade)] -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게임 리뷰, 추천 2010. 12. 9. 17:06
실제 플레이 화면.jpg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미려한 그래픽으로 기대를 모은 IOS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Infnity Blade)]가 드디어 출시되었습니다. 기술 시연 데모는 정말 굉장했고, 게임 역시 그때 그 모습을 잃지 않고 보여주고 있어 놀랍습니다. 그런데 어째 게임은 좀……. 뭐랄까, 거시기 합니다.
게임의 기본 구성은 포인트&클릭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습니다. 플레이어는 정해진 길대로 이벤트를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진행하는 액션 게임을 생각하셨다면, 여기에서 벌써 '어라?' 생각하실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이러한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고정된 카메라 앵글로 보이는 역동적인 화면이라던가, 적은 자원으로 좋은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는 덕분에 확실히 보는 재미는 현 휴대기기 게임용 최고라고 할만 합니다. 더불어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장면이건 멈춰 있는 장면이건, 화면에 숨겨진 아이템을 터치 스크린으로 건드려 얻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요소도 제법 즐겁습니다.
게임의 이벤트들은 전투로 연결됩니다. 전투의 구성 또한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럼 대체 뭐가 거시기한건데?' 그건 글의 마지막에 나옵니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대응하는 것이 주가 됩니다. 플레이어는 상대의 공격을 방패로 방어하거나, 쳐내거나, 회피할 수 있습니다. 방어나 회피에 성공하면 적에게 틈이 생기는데, 이때가 바로 공격 기회입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크게 4방향으로 공격이 가능합니다. 공격의 종류에 따라 속도가 달라서, 상황에 따라 콤보를 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간단한 필살기와 마법도 준비되어 있어서, 깊지는 않지만 나름의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판정이 느긋한 편이고, 조작 방법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쾌적한 느낌입니다.
캐릭터를 육성 방법과 준비된 아이템도 다양합니다. ('아니 그럼 대체 뭐가 거시기 하냐고?!' 그건 마지막에 나온다니까요.) 플레이어는 전투에서 경험치를 얻어 성장하며, 전투와 필드에서 얻은 아이템과 돈을 통해 장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칼, 헬멧, 갑옷, 방패, 장신구(반지)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장비에 따라 캐릭터의 외형이 변합니다. 캐릭터의 능력 또한 체력, 공격력, 방어력, 마법으로 나뉘어 있어 다채로운 육성이 가능합니다.
이제 문제의 '거시기'입니다. 아까부터 손가락이 근질거려 혼났습니다. 거시기한 부분은 게임의 길이와 이벤트의 구성입니다. 일단 게임의 길이가 황당하게 짧습니다. 줄거리라고 부를 것도 전혀 없는 썰렁한 내용,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어!" 여행의 시작부터 최종 보스 까지 길어야 20분도 안걸립니다. 플레이어는 최종 보스에게 필연적으로 지게 되어 있으며, 지면 처음 시작 지점으로 복귀. 처음부터 다시 최종 보스로의 짧은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아마도 최종 보스가 죽거나, 황당한 게임 구성에 아이팟(또는 기타)를 집어 던질때까지……. 나름 신선하게 즐기라고 갈림길도 만들어 두었고, 적도 조금씩 변하지만 기본 게임 길이가 너무 짧다 보니,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황당할 뿐입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그럼에도 불과하고 잘 만들어진 IOS 게임입니다. 비록 짧은 길이가 허무함과 슬픔을 안겨주지만, IOS 게임의 숙명과도 같은 단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내장(?)되어 있는 예고를 보면 앞으로 [게임 센터]기능을 이용한 멀티플레이나, 던젼도 업데이트 (DLC로 따로 판매할지 무료로 공개할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것이라고 하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기대해 볼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