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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래곤 에이지2 초반 소감
    게임 리뷰, 추천 2011. 3. 12. 16:20

    아무리 급해도 21세기에 NPC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는 건 너무하지 않냐…….



     [드래곤 에이지2] 처음 개발 소식이 떴을 때 환호했으나, 막상 시연 플레이 영상이 공개 되었을 때는 “이에이이이이이이-! EAaaaaaaa-!”라며 방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며 절규. 끝내 미련을 못 버리고 데모를 해본 뒤에는 마우스를 입에 물고 삐져나오는 비명을 삼키게 만든 문제작. (“우욱- 이에잉- 이에잉-!” ) 단단히 열 받아서 절대 사지 않겠다고 삐져 있다가, 하도 나쁘다는 소리가 많이 들리기에 정말 그렇게 나쁜가? 궁금해서 구입해 버렸습니다. (이건 또 무슨 변덕인지-) 그럼 일종의 구매 가이드도 할 겸 간단하게 소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그래픽은 1편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정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엉터리로 만들어진 NPC와 허전한 배경이 제작진의 급박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트 디렉터의 뛰어난 내공 덕분인지, 그런 엉성함에 눈에 밟히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고 할 만한 그래픽으로 로딩이 1편에 비해 많이 빨라진 것은 장점입니다.

    - 전투는 취향을 타겠지만 1편보다 쉬워졌다거나, 부족해 졌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일단 상황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1편과 마찬가지입니다. 난이도 조절에 따라 상쾌하게 쓸고 다니는 액션 게임에서부터, 사람 잡는 하드코어 롤플레잉 게임까지 커버하고 있습니다. 탑뷰 시점이 삭제 된 것은 아쉽지만, 1편처럼 자주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 캐릭터의 육성은 1편에 비해 많이 단조로워 졌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장비는 사용자 맘대로 선택이 가능하지만, 동료는 무기(방패)와 장신구만 선택 가능하며 외관이 바뀌는 방어구는 업그레이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건 그저 작업량을 줄이기 위한 편법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 1편에 비해 대화, 책 분량이 많이 적어졌습니다. 특히 선택문이 무척 단조로워 졌는데, 대사 자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전체적인 대화의 분량은 줄었지만 이해하기 쉽게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것은 좋습니다. 1편처럼 방대한 배경 설명과 읽을거리를 찾을 수 없는 건 아쉽지만, 다양한 취향을 커버하는 연애 대사와 핵심만 집어주는 대화문은 확실히 쾌적해진 느낌입니다.

    - 퀘스트가 가이드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서에서 답을 찾아가던 퀘스트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퀘스트가 사라져서 정말 아쉽습니다. 마치 MMORPG의 그것처럼 쭉 따라 가다보면 해결되는 형식의 퀘스트가 주를 이룹니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연출 넣기에는 좋은 구조이지만, 대화하고 전투 뛴 뒤에 대화하기의 단순무식한 구조로 바뀐 것은 솔직히 용서가 안 됩니다. (아무리 전투가 재미있어도 말이야, 양심이 있어야지!)

     [드래곤 에이지] 또는 [발더스 게이트]로 대표되는 [바이오웨어]의 초기 롤플레잉 게임을 생각한다면 [드래곤 에이지2]는 분명 배신이자 배반입니다. 그러나 그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드래곤 에이지2]는 잘 만들어진 전투와 매력적인 동료 그리고 쉽게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지닌 잘 만들어진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불편하고 어딘가 엉성해도 생각하고 찾게 만드는 게임을 원하지만, 그런 게임은 이제 안 팔린다니 어쩌겠습니까. (최근에 나온 그런 게임 중 하나인 [Neir]도 신나게 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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