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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Man Who Sold The World]는 현실감이 넘치는 게임은 아닙니다. 줄거리부터 현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멸망할 운명에 처한 지구. 플레이어는 (아마도 외계문명에 의해)구원자로 선택되고, 그들에게 인류의 의미를 설명해야 합니다. 퍽이나 낡고 식상한 줄거리입니다. 그래픽도 처지가 비슷합니다. 막대기처럼 그려진 캐릭터에, 그림판으로 작업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 요즘 흔히 생각하는 좋은 게임의 조건에 모조리 탈락, 그러나 이 게임 재미있습니다.

 [The Man Who Sold The World]의 중심은 분위기 입니다.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와 멈칫, 멈춰 서게 만드는 배경(비록 실력은 엉망이지만 나름 독특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음악이 게임만의 어떤 느낌을 강렬하게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느낌만으로 게임이 재미있을 수는 없습니다. 중심을 잡아줄 뼈대가 필요합니다. 게임은 그 뼈대가 되는 조작을 아주 꼼꼼하게 살리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입력에 잽싸게 반응하고, 적절한 속도로 움직입니다. 덕분에 생각지 않게 동선이 긴 게임임에도, 크게 지루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루해질 만한 부분에서 생각지 못한 장치와 연출로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덕분도 있겠지만, 역시 쾌적한 조작이 있고서야 가능한 일입니다. 20분 남짓의 짧은 게임 안에 굳이 반복되는 부분이 필요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분위기와 전달 방법이 훌륭하게 어우러진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The Man Who Sold The World]는 [Ludum Dare]라는 인디 게임 경진을 위해 단 이틀 만에 제작된 게임입니다. 또한 이 게임은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라는 (퍽이나 기이한 제목을 가진)음악 앨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글을 맺으며 생각해 보니, 게임의 재미가 구성물의 연계에서 나온다면 게임의 창작(시작)은 문화의 연계에서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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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夢現 和 게임 플레이가 순수한 플래포머 뿐이라는 것에 좀 아쉬웠지만,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빠져들어 계속 했네요.
    게다가 전 스토리도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새로웠구요.
    2011.09.02 09:29 신고
  • 프로필사진 키리 아니! 영감은 지기스타더스트 앨범에서 받고, 만들기는 The Man who Sold the World 앨범의 이름을 따다니..

    어지간히 데이빗 보위의 팬인가 보네요. :)
    2011.09.02 1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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