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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2022
    게임 컬럼, 정보 2022. 1. 1. 19:59

     

    “그리고... 게임 산업은 가라앉고 있다. [가라테가]로 내가 벌었던 돈은 이것저것 다 합해도 고작 7만 5천 달러였다. 차트 1위에 올라간 게임인데도. 새로 만든 게임이 이렇게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컴퓨터 게임이라는 시장 자체가 앞으로 몇 년 후에도 계속 존재할 거라는 보장도.”

     

     

     1985년 7월 5일 [페르시아의 왕자]의 개발자인 조던 메크너가 쓴 일기 일부입니다. 한국에도 종이책과 이북으로 발간된 [페르시아의 왕자: 개발일지]에서 일부 발췌했습니다. (이북으로 꼭 한번 읽어보세요!) 1985년 당시만 해도 게임은 미래가 불투명한 산업이었습니다. 2022년을 막 시작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우에 불과한 걱정이었지만요.

    그렇다고 현재 게임 업계가 평온한 건 아닙니다. 2021년을 돌아보면 더욱 문제가 도드라져 보입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게임직 종사자들의 노동권 문제와 사내의 그릇된 문화에 대한 고발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엇 게임즈의 노동권 문제(주로 여성 직원의 임금 불균형 문제)는 직원들에게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유비 소프트는 낮은 입금과 질 낮은 노동환경 때문에 개발자들이 집단 퇴사하고 있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습니다.

    전부 눈살이 찌푸려지는 소식이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그것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지경입니다. 2021년 7월 캘리포니아주 정보는 블리자드 액티비전을 사내 성추행과 성차별로 고소합니다. 고소장의 고발 내용도 충격적이고, 이후 코타쿠에서 추가로 고발한 사내 문화 또한 경악할 수준이라 말 그대로 블리자드는 현재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특히 블리자드는 성 평등이나 문화 다양성 같은 안건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했기 때문에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블리자드가 액티비전에 흡수되거나, 어떤 기업처럼 사내 명칭을 바꾸거나, 아예 사라지더라도 크게 충격받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게임 산업은 가라앉고 있는 것일까요? 앞서 거론한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지속해서 지적받는 AAA 게임 개발에 따른 개발자들의 부담이나, 게임 업계의 고질적인 노동 문제 같은 게임 업계의 문제가 2021년 한 해처럼 꾸준히 겉으로 드러나고 논란이 되는 현상 자체가, 체질을 바꿔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1년 말 게임직 종사자들의 노조 조직이 목소리를 얻고 점차 형태를 같기 시작했습니다. 약간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것 같지만, 북미에서 처음 노조를 만든 게임 회사라고 광고(?)한 사례도 있었고요. 

    블리자드 측에서는 “우리가 알아서 잘할 테니까 노조 안 만들면 안 될까?”라고 말하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게임직 종사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갖고 사 측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각을 갖고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흐름이 눈에 보입니다. 유비 소프트의 직원 대량 이탈 또한, 이제는 과거와 같이 사람을 갈아 넣는 방향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업계를 향한 경고일 것입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게임은 이제 사라지기에는 너무 거대한 산업이자 사회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게임이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되었고, 지금은 그 책임을 묻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옳은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2021년 이야기는 이 정도로 정리하고, 올해 2022년의 화두는 NFT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한풀 꺾인 김에 앞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게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지만, 돈이 모이는 곳을 시장이 무시할 리 없으니 더 퍼지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일단 야심 차게 시작한 유비 소프트의 계획은 첫술이 무려 $400의 기적 같은 수익을 올리면서 반쯤 좌초된 것 같습니다. NFT에 손을 뻗겠다는 발표만 해도 주가가 오르는 기적이 일어난 한해라, 너도, 나도 전부 말은 한마디씩 얹은 것 같지만, 실제 실행하는 건 여론에 따른 기업 이미지 하락 문제도 있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또 불투명한 상태라 앞으로도 기업들이 적당히 찔러만 볼 것 같긴 합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다소 결이 다르게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실적을 내고 싶은 일부 정부 기관에서는 NFT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 하고, 그 뒤처리를 해야 하는 단체에서는 틀어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다 이야기로 크게 대인적이 있고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앞으로도 NFT를 도입한 P2E 게임의 합법화가 힘들 겁니다. 사실 P2E 게임이 합법화되지 않는다고 해도,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닌 상황이라 우회하면 그만인 상황이긴 합니다. 달리 보면 국내에서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 하는 쪽과 이미 만들어둔 인프라를 틀어막고 독점하고 싶어 하는 쪽의 싸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NFT는 분석할만한 신빙성 있는 자료도 찾기 어렵고, 투기로 변질한 상태라 이를 사용하는 P2E 또한 게임으로 다룰 필요가 있나 의문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자료를 찾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대부분 투자를 위한 장밋빛 미래나, 그럴싸한 미사여구로 치장된 자료가 태반입니다. 부디 2022년에는 블록체인이 기술이 투기가 아닌 기술로서 쓰임새를 찾는 행보를 보이거나, 아니면 지구상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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