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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imsonland" - 이런 게임은 사서 가보로 물려줘야 한다.
    게임 리뷰, 추천 2007. 9. 19. 08:21


    - 나, 이 게임 두 개 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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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라, 골라, 살고싶음 골라-!



     무 생각 없이 쏘고, 피하고,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는 원초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재미는 전 방향 슈팅게임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제한된 필드 내에서 적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한계까지 죽일 수 있을 만큼 죽이며 살아남는 게임. 지금의 복잡한 게임들에 비하면 지극히 기본적인 개념만을 지닌, 게임의 원석이라 할 수 있는 전 방향 슈팅게임을 깎고 다듬어 만든 보석이 있으니 “Crimsonland[크림슨 랜드]”가 그것이다. 2003년 “10tons Entertainment”에 의해 제작된 사뭇 묵은 게임이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이 보석 아니던가?

     시작은 미약하되 끝은 죽여주리라. 서있는 곳은 벌판, 손에 든 건 권총 한 자루, 다가오는 적을 어리둥절 쏴 죽이다 보면 무기가 하나 떨어진다. 주워들고 또 열심히 쏘다보면 아이템이 떨어지고, 적들은 사방팔방에서 쏟아지기 시작. 이후는 무기 쏘랴 아이템 챙기랴 능력 고르고 적 피하랴, 화면을 가득 매우는 적의 사체요 피요, 정신없이 조작하는 플레이어의 머릿속에서는 아드레날린이 폭주한다. 고요한 시작부터 지옥을 방불케 하는 절정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충 1분, 대부분의 경우 5분이면 게임이 끝난다. 이 5분의 긴박한 진행 속에, 수십 가지의 아이템과 무기 그리고 레벨 상승을 통해 얻는 능력[Perk]이 빛을 발한다.

     25종류의 무기는 각각 데미지, 장전 시간, 효과 범위, 탄환 제한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 장전 시간이 길고 탄환이 적은대신 넓은 범위와 데미지를 가진 “샷건[Shotgun]”은 적을 한군데로 몰아 처리해야 하는 반면, 전혀 반대의 속성을 가진 “서브 머신건[Submachine Gun]”은 적과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화면에 탄을 쏟아 붇는 다는 느낌이다. 이처럼 다양한 무기의 성격 덕분에,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게임의 진행 방향이 완벽히 달라진다. 약한 무기와 강한 무기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 만큼 밸런스 문제가 있긴 하지만, 게임의 진행에 우연성을 준다는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45가지의 능력[Perk]은 적을 처리하며 얻는 경험 치로서 얻어지며, 그 종류만큼이나 능력도 다양하다. 간단하게는 무기의 장전 속도, 데미지를 높여주는 것에서부터. 단숨에 대량의 경험치를 얻거나, 즉사하는 도박에 가까운 것도 있다. 무기처럼 역시나 랜덤하게 등장하는 능력들은 그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느긋하게 진행하며 원하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진행이 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눈곱만큼이라도 좋으니 상황을 돌파할 희망이 되길 애원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성격에 따라서는 못마땅한 시스템이지만, 게임이 짤막한 만큼 재도전에 따른 부담은 적다. 모든 능력은 게임의 종료[플레이어의 사망]후 초기화 되며, 다음 진행에는 다시금 랜덤하게 등장한다. 게임 진행 중,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바가 출력되면 마우스 우측 버튼으로 열어 선택 가능하며. 선택 중에는 게임이 정지하기 때문에, 일종의 일시정지 역할도 해준다. [ESC를 누르지 않는한,유일한 휴식 수단이다.]

     12가지의 아이템도 빼놓을 수 없다. 안심하자 잘못 먹는다고 죽는 일은 없다. 무기와 능력과는 달리 무조건 긍정적인 효과만 주기 때문에, 화면에 뭔가 보인다 싶으면 무조건 먹으면 된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주로 게임의 진행을 일변시킴으로서 거듭되는 불행에 좌절하는 게이머를 돕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체력 회복과 추가 점수를 제외하면 효과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무척 강력해서 어지간히 불리한 상황이 아니라면 소생의 가능성을 던져준다. 특정 무기나 능력의 경우, 보통은 처절하게 쓸모없는 반면 특정 아이템과 조합되면 극히 강해지는 것도 있어서. 이를 노리고 플레이 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뜩이나 좋은데 미치도록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운이다 운.]

     조작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며, 예상한 것만큼 움직여주는 직관적인 조작을 자랑한다. 특히 마우스를 이용한 조준이 무척 쾌적해서, 잘 만들어진 FPS게임과 비교해도 될 정도. 그래픽과 배경음 쪽은 다른 게임과 큰 차이가 없는 적절한 수준이지만, 효과음이 무척 뛰어나다. 이러한 게임에서 흔히 이야기 되는 “타격감” 이라는 조금은 어리둥절한 개념, 간단히 설명하자면 적을 공격했을 경우, 얼마나 그 느낌이 전달되는가 하는가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달리 공식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니 개인의 경험에 의거해 서술한다.] 타격감은 무기와 탄환이 탄착할 때의 효과음, 그리고 적의 움직임[반응]으로 결정 되는데, 크림슨 랜드의 경우 이 효과음과 적의 반응이 무척 훌륭하다. 무기별로 다양한 효과음을 지니고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상황에 따른 탄착 효과음과 더불어 적이 공격당할시 피해에 따라 밀려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적을 공격하고 있다는 느낌이 충만하다.

     죽어도... 죽어도... 또 죽어보고 싶은 게임이랄까? 첫 총성과 함께 시작되는 긴장의 몇 분이 주는 즐거움은, 오랜 시간 플레이한 복잡한 게임의 과는 전혀 다른 묘미가 있다. 본래 기본이 가장 힘들다고, 이 게임은 그 힘든 기본에 놀라우리만치 충실한 게임이다. 엄청난 분량의 무언가가 존재하는 대작은 아니지만, 원초적인 요소들을 극한까지 깎아 만든 이 보석은 세월이 아무리 흐르더라도 반드시 즐겨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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