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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XBOX360/FPS] 하프라이프2:에피소드2
    게임 리뷰, 추천 2007. 10. 24. 08:37
    - OMG-! [Oh, My God-!]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스크린샷, 사실 엄청난 내용 누설이다.



      여정의 시작, 10월의 대박선물[?] “오렌지 박스” 리뷰. 블리자드의 특기를 벨브가 배운 건지……. 정말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드디어 발매된 하프라이프2 : 에피소드2-![이하 HL2:EP2]로 시작해 보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보고서 수준이지만, 아직 즐겨보지 못한 누군가도 있는 만큼- 내용 누설이 없는 “해드크랩”[수박 닮지 않았나? 아닌가?] 겉핥기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까놓고 말해서, 하프라이프2의 그래픽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리 대단하지 못하다. 이미 나온 지 수년이 지난 구시대[?] 엔진이라, 나름 개량을 이루었음에도 불과하고 차세대 그래픽 기술의 많은 부분들이 빠져 있다. 그러나 HL2:EP2는 그러한 기술적인 부족함을 꼼꼼한 레벨 디자인과 놀라운 연출로 매웠으며, 그 결과는 높은 시스템 사양을 요구하는 여타 최신 게임과 비교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시점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배치된 지형지물은 어느 위치에서나 멋진 풍경을 제공 하며, 하복 물리엔진과 맞물려 사실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물들이 게임의 현실감을 높여준다. 또한 전편과 달리, 숲이나 산과 같이 자연을 배경으로한 넓은 맵들이 주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풍부한 동작과 표정을 가진 캐릭터들이 역동적인 연출과 어울리면, 게임은 수동적인 영화를 넘어 자신이 이끌어가는 역동적인 드라마, 그 자체다.

     드라마, HL2:EP2는 이전의 HL2, HL2:EP1에 비하여 비약적으로 발전한 부분이 있으니……. 스토리를 구성하는 주요 캐릭터의 완성과, 그들이 이끌어가는 드라마가 그것이다. 일찍이 깊이있는 스토리와 복잡한 복선을 제공하여, FPS게임에 스토리라는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면, HL2:EP2에 와서는 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의 주체성을 확립하여, 그들 사이의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고유의 성격과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말버릇, 행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구성된 설득력 있는 이벤트들이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예로서 게임의 히로인 역할을 하는 “알릭스”의 경우 강하고 행동적이며 낙천적인 그녀의 캐릭터에 맞게, 위기 상황에서도 위트 있는 대사로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는 한편, 그녀의 아버지인 “일라니 박사”와 있을때는 평범한 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게임의 캐릭터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항상 캐릭터의 성격이나 상황과 일치하기 때문에, 그들이 이끌어 가는 이야기는 늘 드라마적이고 설득력 있다.

     물론 HL2:EP2는 Si-Fi 드라마가 아니라 FPS게임이기에, 플레이어가 뛰어들어 즐길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수차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이제 써먹을 것은 다 써먹은 게 아닌가 싶었던 걱정과는 달리, 다행히도 HL2:EP2는 나름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적인 액션의 구성은 전작의 재구성에 가까우나, 이전에는 이길 수 없던[아니, 그냥 배경에 가까웠던] 적들을 실제 대적하게 함으로서, 좀 더 도전적인 위기상황을 제공한다. 전작이 적들을 물리치며 나아가는 액션게임의 스테이지에 가까웠다면, HL2:EP2는 해결하기 힘든 위기상황에서 쫒기는 호러게임의 구도에 가깝다. 이렇다 보니 경험이 없는 플레이어가 한다면, 무척 어렵다고 느낄 정도로 높아진 난이도가 걸리긴 하지만, 일단은 경험 있는 유저들을 위한 후속작이라는 점을 미루어보면 과하지는 않다.

    오히려 플레이어를 몰아붙이는 빠듯한 난이도의 액션이 긴장감 넘치는 것은 사실이니,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다만 완성된 캐릭터들이 연출하는 스토리의 와는 별개로, 실제 액션에 있어서는 플레이어만 혼자 돌아다니는 쓸쓸한 진행이 주를 이루어 아쉬웠다. 주인공이 일당백 특수요원이 아니라 "민간인 박사”로 설정되어 있는 이상, 람보조차 비웃어 버릴 초인으로서의 진행대신 좀 더 주위 인물들의 보조를 받으며 함께 싸운다는 구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 이미 외계인의 침략을 단신으로 막아낸 람보를 넘어가는 초 X이어 인 박사 맞나? 실제 군대하고도 싸웠고- (모 만화의 X랭크스 같이-)]

     게임의 음악과 효과음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뛰어난 스토리와 연출에 잡아먹힌 것인지……. 빠듯한 액션 시에 울려 퍼지는 강렬한 메탈계열의 음악 말고는 달리 귀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다. 게임내의 효과음들도 전작에서 사용되던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경우가 많아, 이제는 조금 질리는 느낌이다. 다만 캐릭터들의 음성 연기만큼은 나날이 좋아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그러나 정말 게임 외적인 문제라고는 해도, 정말 아쉬운 점이 있으니, 바로 한글화가 전작에 비해 무척 허술하다. 음성까지 모두 한글화 되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EP2는 자막만 한글화 되어 있으며, 그나마 직역에 가까운 부분이 많아 게임 내용을 왜곡시키는 부분도 보였다. 패키지 시장이 사장되어 버린 한국 유저들을 위해, 자막이라도 한글화 해준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부족한 한글화가 한국 게이머로서 찹찹한 뒷맛을 남기기는 했지만, HL2:EP2는 5시간의 짧은 진행이 정말 아쉽게 느껴질 만큼 몰입도 있는 게임이었다. 정말 FPS게임을 하면서 특정 캐릭터에게 동감을 느끼고, 애착을 가지리라 생각하지는 못했던 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전작들에 비해 더 큰 감동을 받은 EP2, 도대체 EP3는 언제 나올 건지 궁금해 잠 못 이룰- 멋진 게임이다.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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