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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네스 투고용 리뷰-
    게임 리뷰, 추천 2007. 6. 28. 01:58

    - 너무 친절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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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을 쏘아 맞추는 퍼즐게임. Retro64에서 제작하고 Popcap에서 유통한 게임 베니스는 친절한 캐주얼 게임이다. 잔잔하고 깊이 있는 음악, 화려한 그래픽 효과, 간편한 조작. 초심자가 즐기기에 무엇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지나치게 친절하다는 것 빼고.

     게임의 조작은 간단하다. 작은 배를 조작해 조각을 발사해서, 조각과 같은 모양의 빈곳을 가진 벽돌에 넣으면 끝. 물론 저게 전부라면 게임이 되질 않으니, 여기에 재미를 위한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벽돌의 종류와 행동이 다양하고, 독특한 방해물들이 조각의 진로를 막거나 바꿔 버린다. 또한 높은 곳에 있는 벽돌을 맞추면, 아래에 위치한 벽돌의 같은 모양이 채워지는 콤보가 발동하며, 이러한 콤보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은 하나같이 강력하다. 그러니 높은 득점을 위해서라면 잘 조준해서, 철저히 높은 곳의 벽돌을 노릴 필요가 있다. 별다른 스토리가 없는 만큼, 최적의 타이밍을 계산하여 높은 득점을 위한 콤보를 발동한다.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주는 주요 포인트인 셈이다.

     그러나 이 재미를 위한 요소가 친절함에 방해받고 있어서, 진행이 무척이나 느리고 답답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조각이 벽돌에 맞는 판정이 지나치게 너그럽다. 이는 세밀한 조작이 필요 없도록 배려한 부분이라 생각되지만, 벽돌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엉뚱한 벽돌에 맞아 버리기 일쑤다. 그야말로 근처에만 가도 조각이 들어가 버려서, 높은 위치의 벽돌을 노린다면 보이지 않는 판정선 까지 고려해야만 한다. 즉, 친절을 위한 배려가 오히려 게임을 어렵게 만든 셈이다. 여기에 하단의 차버린 블록은 방해물로 인식되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할수록 상단의 벽돌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아이템도 콤보를 성공해야 얻을 수 있다 보니, 한번 진행이 느려지면 좀처럼 회복되지를 않는다.

     대신 Flood모드에서는 이 문제가 조금은 해결이 된다. 튕겨 나온 조각을 놓치더라도 라이프를 잃지 않으며, 덕분에 좀 더 적극적으로 조각을 발사 할 수 있다. 퍼즐은 다소 포기하더라도, 속 시원하게 슈팅만을 즐길 수 있어 나름 즐겁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오고야 만다. 조각을 튕겨내는 방해물이 너무 하단에 위치한다는 것. 전체적으로는 유저를 적극 배려해 주면서, 방해물은 하단에서 떡 하니 가로막고 있다? 이 정도쯤 되면 레벨 디자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거기에 조각이 튕겨 나오는 속도가 만만치 않게 빠르다. 결국 조각을 발사 하자마자 엄하게 튕겨나가더니, 미처 회복할 사이도 없이 물속으로 다이빙-!

    ……이쯤 되면 그저 허탈할 뿐이다.

    스토리 모드와 Flood모드를 클리어 하면, 특전모드가 풀린다만.

    몇 시간, 과분한 친절함에 지쳐버리고 나니 즐길 의욕을 잃어버렸다.

    차라리 마구 쏘고 근성으로 받아내는 편이 더 게임이 쉬울 정도랄까.

     친절한 게임이란, 유저를 대신 무언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하는 것을 도와주고 설명해 주는 것이다. 발사와 예상에서 재미를 얻게 만들고 싶었다면, 조각이 날아갈 방향을 살짝 귀띔해주거나, 실수한 조각을 몇 번 물러주는 것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사운드와 그래픽은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편이었지만, 거북한 친절함은 결국 Alt+F4를 연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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