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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Runner - 게임과 예술의 충돌
    게임 리뷰, 추천 2009. 6. 30. 08:21


    이런 경험 없음.jpg


    
     [Runner]는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뿐만이 아니라, 제작자가 진솔하게 밝히고 있는 제작 후기 또한 그렇습니다. 언젠가부터 고민해 오던 게임과 예술의 공존에 관해, 한가지 좋은 예를 제시한 게임이라 생각됩니다. 그것이 좋건 나쁘건 간에 말이죠.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한 명의 남자가 됩니다. 좁은 도로를 달리는 남자의 뒤에서는 여성의 유령이 쫓아오고, 앞에서는 속속들이 장애물까지 등장합니다. 유령에게 잡히면 게임이 끝나기에, 게임의 끝을 보기 위해 플레이어(남자)는 필연적으로 장애물을 피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게임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습니다. 플레이어가 뛰는 동안 유령의 기억이 간단한 삽화로서 제공되며,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게임의 내용에 대해 상상하게 됩니다. 왜 그녀들의 기억이 플레이어를 방해 해야 할까? 저 기억들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이렇게 제작자가 생각한 게임의 주제를 추리하여 해석하는 재미는 분명 아트 게임의 장점이라 할 것입니다.

    동시에 [Runner]는 게임이 예술(주제)에 집착할 때, 어떻게 게임의 본질(재미)에서 멀어지게 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끝없이 등장하는 장애물, 변하지 않는 배경, 화면의 절반 가량을 가려 진행을 방해하는 삽화(유령의 기억)등은 모두 게임의 주제를 강조하기에 좋은 선택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는 예술로서의 선택이지 게임으로서의 선택이 아닙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존재해야 비로서 완성됩니다. 무척이나 어려운데다, 진행이 되는지 마는지 확실치 않다면 그런 게임을 끝까지 끝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한 신용을 잃고 플레이를 포기하는 그 순간, 게임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 코드의 집합이 되고 맙니다.

     예술로서의 게임이 가능한가를 묻는다면 저는 힘들 것이라 말하겠습니다. 누군가가 그린 그림을 예술이라 한다면 게임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로서, 서로 목표하는 바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Runner]라는 이 멋진 그림(그리고 다른 아트 게임들)은 반쯤 그려진 미완의 작품과 같습니다. 이제 그림을 완성 시킬지, 아니면 미완으로 내버려둘지는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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