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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c-Man Championship Edition DX] - 이거거든 -
    게임 리뷰, 추천 2010. 12. 17. 06:05




     [팩맨 챔피언쉽 에디션 DX]는 30년 전 아케이드로 등장해서 비디오 게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전설적인 게임 [팩맨]의 제작자 [이와타니 토오루]가 직접 만든 게임입니다. 사실 [팩맨 챔피언쉽 에디션]이 3년 전 발매되었고, 이번 게임은 뒤에 “DX”를 붙여 멀티 플랫폼으로  발매한 일종의 재탕 게임이지만, 딱 떨어지는 연도가 멋있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합시다. (“10년 전의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 이러지 애매하게 6년 전이나 8개월 전이라 하지 않지 않습니까?) 어쨌거나 시작과 함께한 그는 당연히 게임에 대한 이해가 깊을 수밖에 없고, 그러한 이해는 원작을 뛰어넘는 발전한 재미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정말…. 완벽합니다.

     [팩맨]이 어떤 게임인지는 모두 아실 겁니다. (몰라도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설명 나갑니다.) 노란색의 “입”을 조작해서 미로에 떨어져 있는 점을 모두 먹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미로의 중심에서는 색색의 유령들이 튀어나오는데, 예쁘다고 뛰어들면 바로 골로가니까 피해야 합니다. 커다란 점을 먹으면 유령들이 퍼렇게 질리는 반격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사정없이 먹어버립시다. 그렇게 점을 먹고 유령도 가끔 먹다 보면 보너스 점수를 주는 아이템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 놀라울 것 없이 [팩맨 CE DX]는 위의 구성을 그대로 따릅니다. 대신 순위 변경이 있습니다. 

    먹고자 사는 것인가? 살고자 먹는 것인가? 쫓고 쫓기는 원초적인 게임에서 벗어나, 이제 플레이어는 경쟁을 위해 먹습니다. 유령을 피하며 비참하게 점이나 먹으며 연명하는 인생에서 벗어나, “너의 점수 그 점수가 내 점수여야 해!” 또는 “지금 1초는 낭비가 아니야 2초를 위한 투자다!” 같이 무척 타오르는 뜻을 가슴에 담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챔피언쉽 에디션이라는 제목이 찬란하게 빛날 정도로 게임은 경쟁 욕구에 불을 지릅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을 겨루게 되는 게임 클리어 시간과 획득 점수는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수공예 손목시계에 필적할 만큼 아름답게 맞물려 돌아가는 게임에 의해 측정됩니다. 마음 같아서는 보고서라도 작성하고 싶지만 살려주세요. 이 글도 힘들어 죽겠습니다. 각설하고 [팩맨 CE DX]가 원작과 다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로가 다양합니다. 게임 화면에 붙박이장처럼 박혀 있던 원작의 미로를 벗어나, 게임은 여러 종류의 미로를 제공하며 각기 다른 공략을 요구합니다. 중심을 기준으로 마치 도화지를 반으로 접은 것처럼 반으로 나뉘는 미로는 왼쪽 오른쪽 따로 점이 놓이게 됩니다. 한쪽의 점을 먹으면 보너스 아이템이 등장, 보너스 아이템을 먹으면 반대편에 점이 생깁니다. 어느 한 쪽의 점을 모두 먹지 못한다면 보너스 아이템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점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눈에 핏대를 세우고 점을 먹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바삐 움직일수록 게임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둘째, 유령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원작의 유령은 미로 중심의 집에서 나오면 각각 구역을 나누어 순찰하다가, 담당 구역에 입(플레이어)이 들어오면 추적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유령도 영악해졌는지, 이제 그들은 담당 구역에서 진 치고 잠을 자며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플레이어가 지나가면 끝까지 따라갑니다. 죽었다 살아난(?) 유령들은 잠들지 않고 각자 구역으로 가서 순찰을 개시합니다. 덤으로 아래에 설명할 폭탄 또는 큰 점을 가진 유령도 있습니다. 이들을 먹으면 폭탄을 얻거나, 파워업 시간이 늘어납니다.
     
    셋째, 필살기가 생겼습니다. 후줄근한 도복에 붉은 머리띠의 남자가 파동권을 쓴지 수십 년. 드디어 입도 필살기가 생겼습니다. 유령에게 쫓기다 궁지에 몰리면 그냥 폭탄을 꺼내 들고 입으로 핀을 뽑아버립니다. 역시 팩 “Man”입니다. 남자답습니다. 폭탄을 사용하면 플레이어를 인식하던 유령이 모조리 집으로 들어갑니다. 더불어 위기 상황에서는 게임이 자동으로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거나, 다가오는 유령을 피하는 꼼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위의 세 가지 구성이 얼핏 눈치채기 어려운 마지막 장치에서 폭발합니다. 더 빨리 더 높은 점수를 얻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팩맨 CE DX]에서는 유령을 먹으면 게임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냅다 커다란 점을 먹고 “빠바바바바팍-!” 통쾌한 효과음과 함께 손에 느껴지는 패드 진동의 쾌감-! 긴 행렬의 유령에는 큰 점을 가진 유령이 반드시 껴 있기 때문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필요 없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짧은 시간안에 더 많은 점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정신없이 점을 먹으러 다니면서 유령을 피하고, 또 그 유령을 먹어 빨라지는 게임의 속도에 몸을 맡기며 미로를 뛰어다니는 재미는 정말 대단합니다. 게임의 속도와 기타 정보는 화면에 큼직하게 그려진 인터페이스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디자인된 미로 위에서 꽉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게임를 체감하고 있자면 그저 감탄이 나올 뿐입니다. 

     그 밖에 자잘한 부분에서도 딱히 아쉬움이 없습니다. 그래픽과 음악은 훌륭합니다.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게 게임의 그래픽과 음악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배경과 캐릭터의 그래픽을 별도로 선택 가능하며, 음악도 원작의 느낌을 간직한 다양한 음향을 들려줍니다. 특히 뛰어난 부분은 온라인 연동입니다. 게임의 결과가 실시간으로 온라인 순위로 표시되어 앉은 자리에서 바로 실력 확인이 가능합니다. 상위 플레어의 게임 리플레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타임 트라이얼은 답안지 공개가 되는 관계로 공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임은 미로마다 여러 모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플레이어의 여유 시간에 따라 적당한 길이의 모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미로와 모드를 공개하지 않고 굳이 단계별로 언락되는 형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하지만, 크게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아닙니다.

     무엇하나 부족한 점 없이. 무엇하여 어긋난 점 없이. 무결점. 완벽 또는 그에 가까운 게임이 있습니다. 정말 흔치 않지만, 손에 붙드는 순간 소름이 쫙 돋는 그런 게임이 있습니다. [팩맨 CE DX]는 그런 게임입니다. 게임을 끝내고 흥분에 손이 떨리는 것은 참 간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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