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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도 눈물도 없는 실험, 프로젝트 SS
    게임 리뷰, 추천 2008. 6. 1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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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임의 존재는 범죄다.



      21세기, 다가오는 신세기의 유망 직종으로서 떠오르는 [직업 게이머]의 육성을 위해 정부는 [게임 산업 진흥원]을 선두로 2006년 비밀 프로젝트 [SS]에 착수한다. 표면상으로는 대인관계 증진을 꾀하는 기능성 게임임을 표방하였으나, 그 실체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피도 눈물도 없는 실험이었다.

      2005년 12월 개발을 시작, 2006년 6월 베타 버전의 완성 이후로 도합 약 20개의 학교를 대상으로 효과성의 연구를 실시, 2007년 6월에 일반에 공개된 본 프로젝트는 대상 아동들이 구토, 설사, 발열, 등교거부, 사회 기피 등의 극단적인 부작용을 보임으로서 결국 와해되었으나, 필자는 보스턴의 한 대학 도서관에서 기적적으로 본 실험의 진정한 목적이 담긴 비밀문서를 찾을 수 있었기에 공개한다.

     

    21세기 직업 게이머 육성을 위한 SS실험의 개요.


    하나.
    게임 최단 공략에 최적화된 인재를 육성한다.

    본 게임은 게임의 시작과 끝을 잊는 최단 공략을 달리는 21세기의 직업 게이머 육성을 위해 제작되었다. 이에 게임의 이해를 위한 내용을 게임 내에 포함시켜 진행을 더디게 하는 대신, 따로 매뉴얼을 제작하여 첨부한다. 지도 교사는 실험 아동들과 함께 매뉴얼을 정독 정리 주입함으로서 아이들이 게임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가능한 단시간에 끝장낸다는 돌파력에 치중할수 있도록 지도한다.


    하나. 불필요한 정보의 습득을 배재하는 방법을 익힌다.


    본 게임은 무려 20분가량의 시간을 소요하는 대화문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본 대화문은 의미와 목적이 없어 읽는다 한들 원인과 결과를 파악할수 없는 문장의 집합일 뿐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게임내의 대화문이 진행에 있어 필요성이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키고자 함이다.


    하나. 플레이어 자신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본 게임은 아동이 조작하게 되는 캐릭터 외에 동료 캐릭터를 두고 있다. 그러나 동료 캐릭터는 이따금 이유모를 대화를 시작함으로서 게임의 진행을 방해하는 그 이상 이하의 존재도 아니다. 더불어 동료는 게임의 완료 이후, 가벼운 잣대로서 아이의 행동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동료의 무용성을 절감할 것이며,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기 자신뿐이라는 곧은 사상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하나. 게임의 세계관과 사상 구축의 불필요성을 강조한다.


    본 게임은 타일 방식으로 제작된 맵을 사용하며, 해당 타일의 디자인은 건조하고 단순하여 아동의 정서 발달과 무관하다. 또한 게임이 담고 있는 세계관은 틀을 보여주는 겉모습 이상이 아니며, 구체적인 시나리오 또한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에 아동은 자연스레 게임의 세계관과 사상에 대한 탐구를 포기할 것이며, 이에 게임의 진행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공략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주지할 것이다.


    하나. 기대와 실망이 비례함을 각인시킨다.

    본 게임은 게임의 시작 전, 게임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는 부분에 가장 많은 정성을 쏟았다. 실험 대상이 되는 아동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일러스트를 삽입하고 듣기 좋은 타이틀 음악을 삽입한 것이다. 그러나 실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저열한 그래픽과 반복적인 음악이 앞의 요소들을 대신한다. 이에 아동은 기대와 실망이 비례함을 이해할 것이며, 때문에 게임을 최대한 현실로서 분석하는 시선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하나. 프로젝트 SS는 직업 게이머의 육성을 위한 도구이다.

    단언하건데 직업 게이머는 게임을 즐길 여유도 이유도 목적도 필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게임을 직업으로서 가지는 사명감이다. 때문에 게임과 외부를 잊는 생산자와 공급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Star Stone]은 이를 위한 이상적은 실험 도구로서, 신세기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출 인재를 육성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는다.


     
    읽는 내내 등골이 서늘했다. 떨림이 멈추지 않는 손으로 비밀문서를 파기하며, 이 실험에 희생된 수백 명의 학생들과 이를 지도한 교사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또한 1g의 애정도 담기지 않은 이딴 코드 덩어리를 뱉어낸 회사가, 그해 자사의 다른 게임을 통해 [게임 산업 진흥원]으로 부터 대상을 받았다는 현실에 치를 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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