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리길도 듀토리얼 부터 - 엘로나 -게임 리뷰, 추천 2008. 9. 23. 14:20
곰이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곰이다~!
로그 라이크(Rouge Like), 방대하고 자유로운 플레이가 약속된 롤플레잉 게임인 동시에 난해한 조작과 어려운 난이도로 인해 쉽게 접하기 힘든 게임입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게임에 나름 관심이 있는 자칭 코어 유저라고 해도, 로그 라이크 게임의 좁은 입구를 지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요. 일본에서 제작되어 영문으로 번역된 게임 [엘로나(Elona)]는 로그 라이크 특유의 엄격함을 잃지 않으면서,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의 친밀함을 담고 있어 입문용으로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로그 라이크하면 떠오르는 알파벳과 기호로 표시되는 암호 같은 그래픽 대신 [엘로나]는 아기자기한 타일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일 그래픽이라고는 하지만 코드나 기호가 들어가던 자리에 단순히 그림을 넣는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그래픽 효과를 사용하고 있어 겉모습만 봐서는 로그 라이크 게임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알파벳으로 표시된 강력한 적을 보며 벌벌 떠는 것 또한 로그 라이크의 재미이기는 하지만 눈으로 보는 즐거움 또한 이에 못지않습니다. 예로서 플레이어는 자신과 동료 캐릭터들을 체형에서부터 옷가지에 이르기 까지 부위별로 외형을 바꿀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 육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로그 라이크 게임은 많고 복잡한 조작을 담고 있으며, 대게 키보드의 키 조합(키 셋)으로서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엘로나]는 이 부분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정리하여 매우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조작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수의 명령들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덕분에 스페이스 바 키 하나로 다양한 종류의 조작을 간편히 해낼 수 있는가 하면, Z 키로 표시되는 링 커맨드 인터페이스에는 게임의 조작들이 정리되어 있어 방향키로 선택만 하면 됩니다. 더불어 게임의 시작과 함께 기초적인 조작을 설명해 주는 듀토리얼이 제공되며, 여러 설명을 담은 가이드 또한 책자로서 게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게임을 익히는데 드는 부담이 다른 로그 라이크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엘로나]는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에 크게 영향을 받은 로그 라이크 게임으로서 하나의 스토리를 지닌 메인 퀘스트가 있고, 이와 분리되어 로그 라이크 본연의 재미를 주는 다양한 던전과 서브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롤플레잉을 기반으로 한 샌드박스 게임에 더 가까운 느낌으로 질리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죽지 않을 만큼 강하다면)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필드와 마을 그리고 던전을 탐험할수 있으며, 필드와 마을은 맵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캐릭터의 육성과 탐험을 위한 몇몇 던전은 여느 로그 라이크가 그러하듯 매번 맵이 변합니다. 이러한 세계를 플레이어는 홀로 진행하거나, 동료를 고용하거나, 어린 소녀와 함께하거나, 심지어는 노예를 부려먹는 것 까지 가능합니다. 돈이 모이면 집이나 박물관을 구입하여 필드에 짓는 것이 가능하며, 이후 가구를 구입하여 꾸미는 등 방대한 로그 라이크 특유의 재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엘로나]에서는 플레이어가 죽어도 원한다면 약간(?)의 페널티를 받고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죽으면 무조건 게임이 끝나버리는 부담이 없습니다.
[엘로나]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쉬운 인터페이스로서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친절한 로그 라이크 게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엘로나]는 황당할 정도로 높은 난이도와 이해하기 힘들 만치 많은 정보를 담은 로그 라이크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로그 라이크 게임의 재미가 되는 핵심으로서, 플레이어를 차버리지 않고 천천히 배우며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엘로나]는 확실히 추천할수 있는 게임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배경음악을 제공하고 있는데, 게임의 외견과 잘 어울리는 좋은 음악들이니 번거롭더라도 시작에 앞서 설치하여 음악과 함께 모험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