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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대신 WOG는 어떠신가요? - World of Goo -게임 리뷰, 추천 2008. 11. 7. 14:37
Yes it is-!
누구나 한번쯤은 심심풀이 삼아 동전이나 성냥같은 물건을 쌓아 올려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전화를 받거나 잡담을 나눌 때, 혹은 조회시간 운동장에서 쓰러질세라 균형을 맞춰가며 조금씩 높여가는 재미는 참으로 각별하죠. [2D Boy]에서 제작한 [월드 오브 구(World of Goo)]는 바로 그 재미를 한껏 담은 퍼즐게임입니다. (편의를 위해 본문에서는 "Goo"의 사전적 해석 대신 하나의 고유 명사로서 표기합니다.)
[World of Goo]는 딱딱한 룰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퍼즐을 플레이어에게 제시합니다. 게임은 각기 테마를 지닌 총 4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있으며, 이 에피소드는 다시 여럿의 레벨로 나뉩니다. 모든 레벨은 마치 [슈퍼 마리오]의 배수관처럼 생긴 골인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그곳까지 정해진 숫자만큼 구를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이 나아감에 따라, 찍- 하고 늘어나 서로 달라붙는 녀석에서부터, 충격을 받으면 터지는 녀석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들이 등장하죠. 그리고 게임은 그들을 어떻게 레벨의 골인 지점까지 옮겨갈지 플레이어에게 묻습니다.'여기 이런 것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골인 지점까지 갈수 있을까요?' 하고 묻는 짓궂은 질문들은 물리 엔진을 이용한 놀라운 레벨 디자인과 뒤통수를 후려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서 표현됩니다. 플레이어는 [구]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탑을 만들고 다리를 놓게 됩니다. 이때 [구]들은 끝없이 구조물을 타고 이동을 하는데 한쪽이 무거우면 휘고 꺾이다가 결국 무너지죠. 이렇게 무너진 [구]들은 대게 다시 사용 할 수 없기 때문에 늘 균형에 신경 써야 합니다. 끝없이 변하는 균형을 맞추고 구조물을 만들면서 [구]를 옮기는 간단하지만 바쁜 조작은 액션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빠르고 역동적입니다.
더불어 게임은 플레이어가 다양한 방향으로 [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각 레벨의 지형과 도구를 크게 차별화 시키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느 레벨에서는 탑을 만들어야 하는가 하면 어느 레벨은 그 탑을 무너트려 다리를 놓아야 하죠. 플레이어는 마우스를 이용해서 [구]를 옮기고 붙일 뿐이지만 이러한 레벨의 구성 덕분에 늘 다른 퍼즐을 접하게 됩니다. 가끔 조작이 너무 간단한 나머지 [구]들이 한곳에 모이면 원하는 종류를 짚기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잘못 짚어도 행동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소한 불편 이상은 되지 않습니다.시작부터 끝까지 엉뚱한 유머로 꾸며진 게임답지 않게 귀에 들리는 배경 음악을 사뭇 웅장합니다. 무슨 오케스트라와 같은 느낌에 처음에는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정성과 사랑을 가득 담아 쌓아 올린 [구]들이 한 순간 우르르 무너지거나,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극복하여 구조물을 완성시키노라면 웅장한 음악이 심금을 울릴 겁니다.
게임의 그래픽 역시 [2D Boy]라는 제작사의 이름답게, 기합이 들어간 2D그래픽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종류의 [구]들은 종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으며 계절을 테마로 분류된 에피소드의 모습 또한 아름답습니다. 에피소드의 사이사이 등장하는 짧은 컷인 애니메이션도 독특(하고 다소 기괴한)유머가 묻어나 즐겁습니다. 전체적으로 딱히 나무랄 곳이 없는 게임이나, 시스템에 따라 잘못된 해상도가 설정됨으로써 게임이 실행조차 되지 못하는 치명적인 버그가 있어 유감입니다.
쫀득거리는 [구]들과 함께하는 기묘한 퍼즐의 세계 [World of Goo]는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퍼즐 게임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대략 5시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을 만큼 길이가 짧은 편입니다만 레벨이 담은 퍼즐에 중복이 없고 자유롭게 [구]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게임 모드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플레이 타임 문제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 문제라 생각됩니다. 현재 에피소드1 전체를 즐길 수 있는 통큰-! 데모가 나와 있으니 무조건 해보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