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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어드벤처 게임 [에메랄드 시티 콘피덴셜(Emerald City Confidential)]게임 리뷰, 추천 2009. 3. 25. 08:07
십대 소녀가 미지의 세계로 워프하여 혁명을 선동하는 명랑 동화 [오즈의 마법사]이후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 [에메랄드 시티 콘피덴셜(Emerald City Confidential)]은 이미 [와젯 아이(Wadjet Eye)]를 통해 능력을 증명한 제작자 [데이브 길버트(Dave Gilbert)]가 캐쥬얼 게임 포털인 [플레이퍼스트(PlayFirst)]와 손잡고 만든 신작입니다.
언제나 시작하자 다루던 그래픽, 사운드, 시나리오…… 이하 사소한 이야기들 이번에는 간단하게 요약하고 끝내겠습니다, “이야~ 좋아요.” 자, 이걸로 충분할거라 생각되니 이제 정말 중요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금까지의 어드벤처 게임은 제작자가 퍼즐을 제출하고 유저가 풀어야 하는 일방적인 구조로 제작되어 왔습니다. 플레이어가 인류의 탄생에서 지구의 시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봐도 풀리지 않는 퍼즐에 좌절해도, 제작자는 저 멀리 높은 곳에서 팔짱 끼고 지켜볼 뿐이었죠. 한번 막히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깨끼 같던 어드벤처 게임은 결국, 한때 타오르던 열기가 식어 게임을 풀어나갈 능력이 있는 소수에게만 인정받는 장르로 사그라지고 맙니다.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무작정 따라가야 하는 게임.” 어드벤처 게임에 늘 따라붙는 꼬리표를 때어내지 못하는 것은 [에메랄드 시티 콘피덴셜]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아니 오히려 ‘포인트 앤 클릭’으로서 대표되는 전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제작자 특유의 빈정거림이 묻어나는 대화로 풀어나가는 퍼즐이나, 아이템 대신 마법을 사용하는 구성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놀라 기절할 정도는 아닙니다. 허나 위의 꼬리표를 천천히 다시 살펴본다면 “제작자와 함께 풀어나가는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파격적인 스티커가 덧붙여진걸 보고 놀라게 됩니다.
[에메랄드 시티 콘피덴셜]의 제작자 [데이브 길버트]는 크게 두 가지의 방법으로 플레이어를 도와줍니다. 첫째, 장황한 퍼즐을 잘게 쪼개어 하나씩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익숙히 봐온 것처럼 게임은 하나의 퍼즐이 등장하면 화면에 큼지막하게 표시해 줍니다. 너무 화려하게 알려주는 바람에 종종 게임의 흐름을 잘라먹기도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유령마냥 떠도는 것 보다는 확실히 낮습니다.
둘째, 퍼즐마다 자세한 힌트를 꼼꼼하게 챙겨줍니다. 잘게 쪼개진 짧은 퍼즐들은 각각 주인공의 메모를 통해 단계적으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주 드물게 진행을 앞서가 미래를 예언하는 힌트가 나오는 것이 거슬리지만, 답을 알려주지 않는 선에서 퍼즐을 스스로 풀어내도록 이끌어 줍니다. 퍼즐의 이벤트(퀘스트)화와 힌트 알려주기,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두 가지의 변화는 어려움의 대명사였던 어드벤처 게임을 누구나 도전 해볼만한 게임으로서 되살리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와 제작자의 두뇌싸움도 재미있긴 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게임이 담은 퍼즐과 이야기를 플레이어가 이끌어가며 즐기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력적인 이야기와 퍼즐을 막힘 없이 이끌어가도록 배려하는 어드벤처 게임 [에메랄드 시티 콘피덴셜]은 고전으로 잊혀질 뻔한 어드벤처 게임의 불씨를 살린 혁명적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