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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kfu] 따라가는 대신 여행하는 MMORPG
    게임 리뷰, 추천 2011. 2. 4. 03:17

    아기자기-



     프랑스에서 개발한 [와크푸(Wakfu)]라는 MMORPG의 북미 클로즈 베타에 참여해 봤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되는 등 꽤 유명해서, 나름 관심이 있던 게임입니다. 전작에 해당하는 [두퍼스(Dofus)]가 별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에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직접 해보니 뜻밖에 괜찮은 게임이라 놀랐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역시 그래픽입니다. 자바로 제작된 게임이라면 대게 후줄근한 그래픽에 딱딱한 움직임의 게임을 생각하기 쉬운데, [와크푸]는 포근한 느낌의 세세한 배경 묘사와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캐릭터 또한 서양과 동양 양쪽의 취향에 어울리도록 이국적인 느낌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서양(그것도 프랑스)의 취향에 뒤섞인 퍽 특이한 모습입니다.

    게임의 장르는 요즘은 거의 개발되지 않는 턴제 전략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필드에 있는 적을 선택하면 실시간으로 그 장소에서 턴제 전투로 이행되는 방식이며, 단순히 턴제 전략 게임만으로 즐겨도 괜찮을 만큼 시스템이 잘 짜여 있습니다. 전투와 그에 관련한 캐릭터의 육성도 쓰자면 쓸 말이 많긴 한데, 복잡하고 귀찮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전략 게임이라는 장르 특징상 복잡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덕분에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 게임의 큰 단점입니다.)

     [와크푸]에는 여느 게임과는 달리 선공을 하는 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공하는 적이 없는 덕분에 유저는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이 부분이 게임의 실로 개성적인 경제(제작) 시스템과 잘 맞물립니다. 게임에서 유저는 다양한 종류의 제작과 채집 기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채집은 필드와 적에게서 하게 되며, 적과 싸우지 않고 채집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꽤 다양한 종류의 채집, 제작 직업이 있고 재료의 채집 방법 또한 다양합니다.

    단순히 필드에 떨어진 아이템을 집는 채집에서 벗어나, 유저가 직접 채집 그 수요를 조절한다는 개념도 특이합니다. 나무를 잘라서 필드에 심어 키우거나, 동물의 엑기스를 뽑아 땅에 심어 동물을 키우는(...) 방법을 통해 유저가 직접 필드의 모습을 바꾸고 재료의 수요를 조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수를 늘이거나 줄이면 따로 해당 필드를 관리하는 NPC에게서 보상과 특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동기 부여도 충분합니다.

    전투와는 달리 채집과 제작은 매우 쉽고 재료까지 다 알려주고 있어서, 부담 없이 뛰어들 수 있습니다. (제작 실패는 존재합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노가다이긴 하지만 사용자에게 게임의 경제를 100% 위임하는 부분은 마음에 듭니다. 아이템을 판매하는 NPC가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유저가 제작하는 장비나 도구들의 중요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게임에 사용되는 돈까지 유저가 직접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써야 합니다.) 채집과 제작의 접근을 쉽게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유저가 게임 속에서 경제 활동을 하게 만드는 구조가 참 맘에 듭니다.

     간단하게 정리해서 [와크푸]는 전체적으로 느긋하게 풀어둔 느낌이 드는 게임입니다. 귀여운 캐릭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간의 소통을 중점으로 두고, 전투와 제작과 같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노림수가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게임을 따라가는 느낌이 아닌, 하나씩 숨어있는 요소들을 찾으며 유저가 게임을 꾸미고 배워나가는 소소한 재미가 남다른 게임입니다. (익숙해진 이후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위주의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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