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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F7 Crisis Core (까발림 없는 리뷰)
    게임 리뷰, 추천 2008. 4. 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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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향 파이널 판타지. (반쯤은 진심)



     10년, [Final Fantasy]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7편의 발매 10주년을 기념하여 PSP로 나온 작품인 [Final Fantasy Crisis Core]. 일종의 팬 서비스를 위한 작품인 만큼 그저 그런 게임일거라 생각했으나 웬걸? FF7에 추억이 있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해봐야 할 게임이다.

     원작의 과거에서 시작하는 시나리오는 그때 미처 다루지 못한 자세한 뒷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으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매력을 잃지 않은 FF7의 세계관을 자랑한다. 전작에서 팬들이 궁금해 하던 이야기를 마치 해답집 마냥 조목조목 골라 보여주며, 그리운 장소들과 반가운 얼굴들이 다수 등장하는 만큼(캐릭터들은 과거가 배경인 만큼 전체적으로 어려졌다.) 10년 전 플스 패드에 손을 맡기고 브라운관에 눈을 묻으며 밤을 지새우던 팬이라면 곳곳에서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강산도 변하는 10년이라고, 흐른 세월만큼이나 기술의 발전도 대단해서, 그 투박하던 폴리곤 덩어리가 이젠 한손에 들 수 있는 휴대용 기기조차 8등신 선남선녀로 그려진다. 이렇듯 게임은 하드웨어의 기능을 한껏 살린 높은 품질의 동영상과 풍부한 음성을 제공하여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중요 장면들에서는 고 화질로 제작된 동영상을 즐길 수 있으며, 일반 이벤트 신에서는 캐릭터들의 표정연기와 성우들의 열연이 펼쳐진다. (북미 성우들의 연기가 사뭇 뛰어나다.) 다만 꽤 많은 분량의 동영상을 준비하고 있음에, 이를 따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좀 불만이다. 기왕 한편의 영화 같은 게임을 추구했다면, 다시보기정도는 만들어 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나리오가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과는 달리 게임의 시스템은 원작과 크게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전투가 실시간 액션 형식으로 변한 점이다. 전투는 필드에서 랜덤으로 일어나며,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아(노멀 기준) 가벼운 마음으로 간단한 액션 게임을 한다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전투의 핵심이 되는 [마테리얼]을 이용한 스킬의 습득과 조합이 묘미이며, 가드와 회피 그리고 적의 배후를 잡아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 등 나름의 공략을 만드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또한 [DMW]라 불리는 슬롯머신과 흡사한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랜덤으로 선택되는 번호와 캐릭터의 모습이 일치함에 따라 해당 효과가 발동하게 되는데, 시리즈 6,7편에서 등장한 슬롯머신의 연장선에 있다. [DMW]덕에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소환수가 소환되어 일반 역전 상황이 된다거나, 강력한 리미터브레이크 기술이 발동되는 등. 단순해지기 쉬운 전투에 변수를 주는 점은 좋지만,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완벽히 랜덤으로 발생하여 게임의 흐름을 잘라먹는 일이 지나치게 많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게임을 너무 쉽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작품의 기본 플레이 타임은 약 10~15시간 정도로 그 길이는 짧지 않으나, 극히 제한된 일자 노선을 따르고 있어 조금 답답한 느낌이다. 제한된 사양 내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롤플레잉이라기보다는 인터렉티브 무비에 가까울 정도로 제한이 심하다. 이벤트 사이 다양한 미니 게임이 삽입되어 지루함을 달래주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이벤트는 실시간 컷신과 동영상으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가 직접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한 하다.

    이러한 제한을 무마하기 위해서인지 메인 시나리오 외에 [미션]이라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던전 비슷한 것을 두고 있는데,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 자잘한 시나리오들이 제공된다. 조연 캐릭터들에 관련된 임무들은 간혹 웃음을 주는 단발성 이벤트를 보여주기는 하나, 전체를 보면 결국 전투 하나에만 맹목적으로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읽을법한 텍스트조차 그리 많지 아이템의 수집이나 기타 서브 이벤트의 공략을 즐기는 이가 아니라면, 크게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다. 임무별로 나름의 공략을 찾는 재미가 있으며, 메인 시나리오에 비해 도전적인 난도를 제공하긴 하지만 그 목적이 뚜렷하지 않아 아쉽다. 이벤트 신과 동영상은 그렇다 쳐도 텍스트는 용량문제가 크지 않은 만큼, 반복되는 대사를 보고 있노라면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Final Fantasy Crisis Core]는 PSP라는 기기가 추구하고 있는 비주얼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본래 팬들이 바라는 것이 과거의 추억을 오늘날의 기술로 재현하는 것임을 볼 때, 롤플레잉으로서의 부족함은 용서할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팬을 위한 게임이니 만큼 자잘한 설정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있으니, 사전에 원작의 복습을 하는 정성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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