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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도록 재미없는 실패작 - 페글 나이츠 -게임 리뷰, 추천 2008. 10. 10. 00:07
노려야할 포인트는 분명 존재한다.
[페글 나이츠]는 여러 모로 큰 실망을 안겨주는 실패작이다. 전작 [페글]의 후속 작품이라 하기조차 민망할 정도의 소소한 추가만 이루어진 게임은 그나마 틀에 맞지 않는 무리한 추가로서, 전작이 지니고 있던 원초적인 즐거움까지 망가트린 나머지, 정말 놀랍도록 재미없었다.[페글 나이츠]는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에서 수정이 이루어 졌다. 특히 그래픽 부분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게임의 배경이 되는 그림이 높은 해상도로 변경되었으며 일부 효과들이 더욱 화려하게 변경되었다. 또한 캐릭터마다 화면 사이드의 패널 그래픽이 달리지는 등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다. 시스템 쪽에서는 다운로드하여 즐길 수 있는 추가 레벨 기능이 생겼고, 리플레이 기능이 강화됨과 동시에 도전과제와 흡사한 트로피가 추가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는 모두 게임의 진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발전으로서, 굳이 찾고자 하지 않는다면 전작과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준이다. 후속편이라면 당연히 변경되거나 추가될 것이라 기대했던 캐릭터들과 그들의 능력이 전혀 다르지 않음은 물론 어드벤처 모드의 진행 구도까지 전작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나마 게임의 테마가 낮에서 밤으로 변함으로서 레벨이 전체적으로 물갈이되긴 했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게임을 처절하게 망치고 있다. [페글] 특유의 예측할수 없는 공의 움직임은 이번 또한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페글 나이츠]의 레벨 디자인과 난이도는 아무리 봐도 우연 보다는 계산과 실력에 기대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작은 플레이어가 의도하지 않은 실패가 일어나더라도 웃고 넘기는 것이 가능했다, 레벨의 구조가 쉽기에 실패 보다는 필연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숙해진 플레이어를 위해 장애물이 늘어나고 바의 배치가 복잡해진 [페글 나이츠]에서는 우연히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많다. 레벨을 읽고 유리한 포인트를 노리도록 날카롭게 디자인 되어 있지만 복잡해진 레벨로 인해 꼬일 대로 꼬인 공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을 살리는 레벨을 구성하고 싶었다면 우연을 내버려 두던 전작의 시스템에서 탈피하여 이를 보조해줄 시스템의 추가가 필연적이었으나 [페글 나이츠]에는 아무것도 없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능력을 얻게 되는 초록색 바의 위치를 플레이어 임의로 선택할수 있었다면 그나마 계산할 여력이 생겼을 것이다. 현실은 추락지점 바로 아래에 위치한 <멀티 볼>로 인해 멋진-! 효과음과 함께 공이 전부 추락해 버리지만 말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애초에 [페글]은 철저한 계산이나 실력을 요하는 코어 게임이 아니라, 아무렇게나 해도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아 즐거운 캐주얼 게임 아니던가?
[페글 나이츠]의 레벨을 클리어 하고 싶으면 리스타트를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위치에 바들이 놓이게 되어 어려지 않게 클리어가 가능하다. 반대로 운이 없다면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계산을 해도 공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갈 뿐이다. [페글]의 우연성이 플레이어에 해를 끼치지 않았기에 즐거움을 볼 때 [페글 나이츠]는 그저 짜증을 안겨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