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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ceiver – 일인칭 슈팅 시뮬레이터게임 리뷰, 추천 2012. 7. 11. 06:30
얼마 전 일주일 동안 일인칭 슈터(FPS)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7DFPS]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위의 링크로 찾아가시면 이벤트에 참가한 다른 게임들을 찾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 이벤트에서 꽤 주목을 받은 게임 [리시버(Receiver)]는 [험블 인디 번들(Humble Indi Bundle)]을 창안한 [울파이어 게임즈(Wolfire Games)]에서 제작한 일인칭 슈터 게임입니다.*
[리시버]는 현실적인 제약과 표현을 통해 액션을 강조하는 일반적인 일인칭 슈터 게임과는 달리 정중한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경험을 주는 게임입니다. 크게 두 가지 특징이 게임의 성격을 결정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게임에 등장하는 유일한 무기, “Colt 1911 A1”라는 권총의 사실적인 조작입니다. 보통 총기의 조작, 관리는 생략하거나 자동으로 처리하지만, [리시버]에서는 권총에서 탄창을 꺼내서 총알을 장전하고, 슬라이더를 재끼거나 안정장치를 푸는 등, 권총의 작동에 필요한 모든 동작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야 합니다. 키보드의 단축키를 사용하여 위의 동작들을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꽤 번거롭고 어렵지만, 실제 총기의 사용이 어떤 느낌인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보니, 안정장치가 잠겨있었다는 상황이 [리시버]에서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권총의 사실적인 조작은 게임의 두 번째 특징인 난이도와 어울려 아주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최근의 일인칭 슈터 게임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현실적인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은 적과 정면으로 조우하는 순간 죽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리시버]는 정체불명의 건물에 흩어져 있는 정체불명의 카세트테이프를 모아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정체불명의)목표만 던져주는 게임이지만, 게임 속에 등장하는 센트리 건이나 기계 적들의 위험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의 권총에 절대적으로 기대게 만듭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권총의 조작을 익히고 사용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시행착오에서 오는 실패, 또는 계획된 성공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보통 액션 게임과 같은 일인칭 슈터 게임에서는 얻을 수 없는 특이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물론 위의 두 가지 특징은 [리시버]가 짧은 실험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입니다. 게임의 길이가 보통의 AAA급 이라면 너무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서 게임을 끝까지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7DFPS]의 취지라고 할 수 있는 특이한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이루어 낸 성공한 게임이며, 일인칭 슈터 게임 또한 다른 장르와는 다른 깊이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