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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아블로3 클로즈 베타 소감
    게임 리뷰, 추천 2011. 11. 15. 16:03




     생각지도 않던 [디아블로3] 클로즈 베타테스터가 되었습니다. 일전에 [디아블로3]의 유저를 생각지 않는 독단적인 개발 방향을 보고, 트위터에서 “나는 [디아블로3]를 보이콧 하겠다!”고 외친바 있어 무척 난감하더랍니다. 그러나 너무나 기다린 게임이고, 워낙 전편을 재미있게 한 팬인 터라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한번 해봤습니다.

    예상을 깨는 대 반전-! 
    이 게임 재미없습니다. 최소한 클로즈 베타는 그렇습니다.

    중반 이후로는 게임의 특징이 두드러지면서 재미있어 질 거라고 생각하나, 일단 필자는 초반에 재미없어서 그만 둘 정도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필자의 일생일대의 기대작이던 [디아블로3]를 재미없는 게임으로 만들었나,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온라인 환경의 불편함. 최근 온라인 환경에서 돌아가지 않는 게임이 없다고는 하지만, [디아블로3]의 오프라인 플레이 삭제는 확실히 무리수였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랙이 오프라인 게임으로 디자인된 구조와 맞물려 여러모로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웨이 포인트, 체크 포인트로 저장되는 게임의 진행 기록 손실과는 별개로, 온라인 게임 특유의 자잘한 랙이 생각 이상으로 거슬립니다. 화면이 스크롤 되다가 멈춘다거나, 반응이 늦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현재 클로즈 베타 테스트 자체가 위 현상을 해결하기 위함임을 볼 때, 정식으로 발매 이후에는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둘째, 초반의 지루함. 초반이 진짜 지루합니다. 게임의 학습을 위한 초반이라고는 해도 [디아블로3] 특유의 무언가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유저를 휘어잡는 어떤 충격적인 무언가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픽이 최신 게임답게 우수해서 보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초반부터 강력한 기술로 적들을 쓸어 담는 액션의 맛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게임 도움말 따라가며 마우스만 누르는 무척 느리고 지루한 진행이 한 시간 넘게 계속됩니다. 하다못해 퀘스트의 연출이라도 멋지면 그거 보는 재미로 하겠는데, 캐릭터간의 대화와 간단한 이벤트가 전부라 정말 너무나 밋밋합니다.

    셋째, 보상의 부제. 내가 쓰러트린 적이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드랍)에서 플레이어는 보상을 느낍니다. 그 아이템이 쓸모 있는 것이건, 쓸모없는 것이건, 바닥에 무언가 와장창 쏟아지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디아블로3]는 “경매장”의 도입에서 예상한 바대로 적을 죽여도 뭐가 떨어지질 않습니다. 정말 무슨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처럼, 아이템이 너무 귀합니다. 퀘스트를 해결해도 약간의 경험치와 돈을 줄 뿐, 초반 게임 플레이의 흐름을 바꾸는 보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느릿한 진행에 뭐가 변하는 것도 없으니 당연히 게임이 재미가 없습니다.

     간단히 정리해서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필자는 [디아블로3]가 다른 게임과 차별화 되는 부분을 찾지 못했습니다. 전형적인 핵 앤 슬래시 게임에 온라인 게임으로 익숙한 내용이 반복되는 게임. 이런 게임을 하기 위해 십년이나 기다린 것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깔끔한 식당이라고 꼭 음식이 맛있는 건 아닌 법입니다.

    ---추가---


     스켈레톤 킹을 박살내고 클로즈 베타 테스트의 끝을 보았습니다. (약 3시간 분량) 위에서 말한 단점의 대부분이 플레이 타임 2시간을 넘어가면서부터 해결되기 시작하는 것은 다행입니다. 게임에 대한 실망이 체념으로 바뀌고(그래 세상이 그렇지), 게임의 극 초반을 지나 스킬이 해제되기 시작(레벨 10, 플레이 타임 약 2시간 이후)하면서, 적들을 쓸어 담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해 집니다. 레벨 10까지만 도달하면, 스킬의 다양함과 독특함이 주는 묘미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상에 게임이 이대로 발매되면 한동안 무진장 욕 먹다가, 갈수록 좋은 평가로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리하는 적의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드랍되는 아이템의 분량이 늘어나고, 그렇게 나온 아이템은 다시 새롭게 추가된 제작 시스템을 이용하여 “분해->제작”도 생각보다 재미있더랍니다. (필드, 던전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분해해서 상위 등급 아이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스킬 오브(스킬 강화)내지, 다양한 스킬의 조합은 클로즈 베타에서는 제대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스킬 오브는 드랍조차 되지 않더랍니다. 필자가 운이 없어 못 먹은 건지…….) 다만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추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플레이 해본 직업 “몽크”를 예로 들면 약 6가지 스킬이 해제된 상태에서도, 적들을 모아 쓸어 담는 플레이, 강력한 일격으로 치고 빠지는 플레이, 동료에게 맞기고 강 건너 불구경하기 같은 다양한 진행이 가능하더랍니다. 이정도로 진행 방식에 차이가 난다면, 형편성 문제가 나타난다 해도(즉 벨런스가 엉망이라 해도) 자신이 선택한 방식이 재미있기 때문에 만족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 또한 필드를 벗어나 던전으로 들어가면 (다른 게임마냥)확실히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배경이 어두워지면서, 화려하고 다양한 이펙트가 두드러져 보이고, 이펙트의 중심이 되는 플레이어를 둘러싼 세세한 그래픽 표현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테스트를 위해 마을과 필드는 급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던전은 다양한 상황을 던져주고, 보기에도 멋진 이벤트 들이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맵의 연결 부분을 찾을 수 없을 수준의 부드러운 임의 맵 형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에 [디아블로3]에서 [블리자드]가 생각한 재미는 다양한 직업과 스킬 그리고 아이템의 조합에서 오는 진행의 다양성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2편에서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고심하며 즐긴 게이머라면 이번 3편은 죽을 때 까지 고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디아블로3]는 전형적인 핵 앤 슬래쉬 게임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 틀 안에서 다른 게임이 넘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필자같이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잘 만들어진 핵 앤 슬래쉬 게임을 기대한다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PS. 코멘트로 게임에 관한 질문 남기시면 클로즈 베타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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