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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긴 프리뷰 - FFTA2 -게임 리뷰, 추천 2008. 7. 5. 13:36
주의 : 졸음을 유발할수 있습니다.
……게임을 끝까지 해야 제대로 리뷰를 작성 할 터인데, 솔직히 중고로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도대체가 “What were they FXXX thinking?!"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게임이 가면 갈수록 아주 과관 이다.까기 전에 사전 설명을 하자면 리뷰 평점 80/100을 달릴 정도로 이 게임은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FFTA2]는 쉽고 즐겁게 할수 있도록 참 잘 만들어진 게임이며, 그렇기에 위의 리뷰점수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 문제는 전작 [FFT]와 [FFTA]의 특정 요소에 매료되어, 그와 같은 부분을 후속 작에서 기대한 필자 같은 게이머에게 있어 [FFTA2]는 가히 최악으로 기억될 작품이다.
가장 불만은 부분은 역시 시나리오다. 전작들이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두 가지의 사상이 대립되고 그 안에 캐릭터를 집어넣어 이야기를 진행해 나아감으로서 감정 이입을 낳았다면,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가 없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축이 되는 이야기 자체가 없다. 주인공은 자신의 주장 없이 그냥 되면 되는대로 산다는 분위이며, 각 사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주장도, 근거도 없음은 물론 전체적으로 갈피를 못 잡고 날아다니기에 바쁘다. 솔직히 [FFTA2]에 ‘최근 해본 게임 중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내리게 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시나리오에서 재대로 뒤통수 맞고 이제 후속타가 기다리고 았다. 요즘 누가 시나리오 신경 쓰면서 게임 하겠는가? 자 그럼 게임의 본질인 [택틱스(전략)]는 멀쩡한가? 이거 멀쩡하면 중고로 팔아버리겠다는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일단 플레이어의 특정 동작을 제한함으로서 전략의 방향성을 다양화를 꾀하는 [Law]시스템, 전작이 세세한 제제를 걸어 복잡하고 짜증을 야기한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덕분에 위의 목적에는 부합하였다. 그러나 이번 작은 그냥 간단하게 한답시고 제한의 폭을 대폭 넓혀 버렸을 뿐이다. 예로서 [불 속성 사용 금지] 따위의 제한을 걸어 버리는데, 만약 주 무기가 불 속성이고 마법사를 주력으로 키우지 않았다 치면? 그냥 바보 되는 거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제한이 게임 초반부터 떡하니 나온다. 더불어 적에게도 제한되던 규제를 없애고 유저 임의로 [Law]를 추가 하거나 삭제하는 것도 없애 버렸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없애지 왜 끝까지 집어넣은 걸까? (왜 Law가 게임의 세계에 존재하는지 마땅히 설명도 못해주면서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FFT]시리즈의 최고 매력, 자유로운 직업의 육성과 스킬의 습득을 엉뚱한 시스템 추가로 다 배려놓았다. [FFTA2]에 추가된 ‘장터’ 비스 무리한 시스템이 문제의 그것이다. 게임을 하며 얻은 [룻](아이템)을 장비로 교환하는 해괴한 시스템인데, 문제는 이 룻의 종류가 임의로 정해짐은 물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아이템 또한 무엇이 될지 얻기 전까지는 도통 알 길이 없다! 장비를 통해 캐릭터의 스킬을 익히고 그 익힌 스킬의 계열과 종류에 따라 상위 직업으로 나아가는 시스템을 고수함에 비해, 스킬을 임으로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니 정말 웃기지도 않을 노릇이다.
그 밖에 기타 등등 문제는 산제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장터’ 시스템을 한 번 더 언급하자면 선택해야할 사항이 많음에도 불과하고 방향키로 일일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아이템을 얻음과는 별도로 구입을 또 해야 해서 불필요 하게 선택 창을 오가야 한다. (이래저래 삽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전투의 이펙트를 키고 끄는 아주 기초적인 옵션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가 하면, 전략 게임인 주제에 지형 효과는 왜 삭제해 버린 건가? 높은 곳에서 공격하던, 낮은 곳에서 공격하던, 물에 있던, 땅에 있던, 어쩌건 간에 단순히 캐릭터의 방향에만 영향을 받을 뿐이다. 이 무슨 황당한 경우란 말인가? 이처럼 추가된 시스템의 태반은 다듬어지지 못해 그 실용성이 의심될 뿐이고, 삭제된 부분들의 대다수는 단지 복잡하다는 이유로 잘려나가 버렸다.
[FFT]와 [FFTA]를 정말 즐겁게 했기에 의심 없이 선택한 [FFTA2]의 첫 느낌은 나름 좋았다. 그래픽 아기자기 하고 분위기 좋고- 그러나 게임이 이토록 캐주얼 하게 변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닌 게 아니라 추가된 시스템들이 좀 삽질이긴 해도, [FFTA2]는 전략 게임 또는 [FFT]시리즈를 전혀 몰라서,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쉽게 진행해야 한다면 나름 즐거울 게임이다. (게임 중반까지가 듀토리얼 이거든!) 물론 [FFT]에서 감동하고 [FFTA]에서 감명 받고 [FFTA2]를 집어 들고자 하는 게이머라면, 그냥 [FFT]나 [FFTA]를 다시 한 번 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고 말하고 싶다.